[커버스토리]최우수의원 안명옥 - 한나라당 비례대표

17대에만 법안 141건 제출 최다 기록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활발한 입법 활동을 펼쳤다. 안 의원은 17대 국회기간 동안 무려 141건의 법안 개정안·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따져봐도 4~5일에 1개 정도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안 의원 측은 “1948년 국회 개원 이래 법안 발의를 가장 많이 한 국회의원으로 기록됐다”며 “주위에서는 부실 입법 또는 입법 남용이라고 하지만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은 법률로 말한다’는 것이 안 의원의 철학이다. 즉 국회의원은 의정활동을 통해 각종 정책을 정부에 제안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그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 그렇게 볼 때 법으로 규정해놓는 것만큼 확실한 제도적 장치는 없다.

안 의원은 17대 국회 의원 임기가 시작되는 첫날인 2004년 5월 31일 ‘저출산 및 고령사회대책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 결의안은 법은 아니지만 이를 계기로 저출산·고령화와 관련한 많은 제도가 완비됐다. 안 의원이 결의안을 제출함에 따라 국회에 저출산고령화특위가 구성됐고, 이후 노무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특별위원회가 설립됐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저출산고령화기본법이 만들어졌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일명 ‘안전 마개법’ 개정이다. 화장품 용기 등에 이중 마개가 없어 어린이들이 마개를 쉽게 열어 화장품에 중독되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다. 외국의 경우 용기에 이중 마개장치가 되어 있어 쉽게 열리지 않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은 2004년 7월 이중 마개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화장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지난해 9월 시행돼 화장품 중독사고를 대폭 줄였다.

안 의원의 법안 개정 아이디어는 보좌진의 주기적인 아이템 회의에서 나온다. 8명의 보좌진(인턴 2명 포함)이 사회안전망 확보 등을 주제로 회의하고,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 관리나 관련 단체 인사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나온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실행하기 위해 관련법 개정안을 추진했다. 또한 4년 동안 국정감사를 하면서 피감기관별로 지적한 정책 대안을 중심으로 법 개정안을 만들었다.

안 의원실은 지금까지 57회의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으며, 이를 85권의 정책자료집으로 발간했다. 국회 차원에서 제공하는 토론회 지원비나 정책개발비를 최대한 활용한 셈이다. 안 의원실 이상태 비서관은 “일부 의원은 협회 등에 이름만 빌려줘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거로 남기기 위해 정책 자료집을 펴내왔다”면서 “솔직히 다른 의원실 보좌진보다 힘들게 일하고 있지만 경력에도 도움이 되는 등 오히려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안 의원은 심장마비 증상시 심폐소생을 통해 인명을 구하는 응급의학에도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에는 심폐소생법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 뿐 아니라 각 기관에 심장박동회복장비(자동제세동기)도 비치돼 있지 않았다. 그는 관련 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과 소방방재청장 등과 협의해 공공기관에 심장박동회복장비(자동제세동기)를 비치할 것을 의무화했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