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백신 접종·정기 검진으로 자궁암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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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암은 크게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은 국내에서 해마다 3500여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연령대 35~39세 및 60~64세에서 발병률이 평균보다 높다. 자궁 중앙 안쪽에 쿠션처럼 깔린 내막에 생기는 자궁내막암은 국내에서 연평균 5.1%의 불안한 증가추세를 보인다. 이용재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암 환자의 75%는 50세 이후 폐경기 여성에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고연령 환자일수록 악성도가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재 부인암센터 교수가 자궁암의 특성과 치료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제공

이용재 부인암센터 교수가 자궁암의 특성과 치료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제공

자궁경부암 발병 원인으로는 이른 나이의 성 경험과 초산, 여러명의 성 상대자, 흡연, 낮은 면역력 등이 꼽힌다. 가장 핵심 위험요소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의한 지속적인 감염이다. 반면 자궁내막암은 출산경험이 없거나 무배란증, 비만과 당뇨, 유방암과 난소암의 가족력 등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자궁내막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에 오랫동안 노출될수록 발병 위험이 커진다. 폐경기 이후 부족한 에스트로겐을 보충하는 호르몬치료와 타목시펜 약물치료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 교수는 “유방암 재발 방지 목적으로 처방되는 타목시펜 약물은 유방에서는 에스트로겐 억제 작용을 하지만, 자궁과 난소에서는 반대로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고 밝혔다.

두 암의 공통적인 자각 증상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질 출혈이 반복적으로 지속된다면 산부인과를 찾아가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외 자궁경부암에서는 성관계 후 질 출혈관 분비물 과다 증상이 보이며 암이 진행될수록 골반통과 요통, 하지 부종 증상이 나타난다. 자궁내막암도 골반통과 함께 혈뇨와 빈뇨, 변비, 복부팽창, 체중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이 교수는 “폐경기 여성의 질 출혈은 자궁내막암 환자의 90%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이므로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빠른 상담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의 치료는 표준 치료인 수술과 함께 항암약물, 방사선치료 계획을 암의 크기와 진행상태 그리고 환자의 임신계획을 고려해 세우게 된다. 두 암 모두 조기진단 시 자궁경부암은 90%에 가까운 완치율을, 자궁내막암도 80%가 넘는 5년 생존율을 보인다. 반면 진단이 늦으면 치료 후에도 재발률이 높아지고 자궁적출로 인해 임신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가임기 여성 환자의 임신을 위해서는 자궁경부암의 경우 생식능력 보존 수술을, 자궁내막암의 경우 수술 대신 호르몬치료가 적용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자궁경부암의 지속적인 발병률 감소에는 2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 간격으로 시행하는 자궁경부세포 무료 검사와 백신 접종 확대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궁내막암은 효과적인 선별 검사법이 아직 없다. 질초음파와 자궁내막 조직검사 등을 이용할 수 있으나 조기 발견에 민감도가 낮아 제한점이 있다.

그러므로 폐경기를 맞은 여성들은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을 통해 전조 질환인 자궁내막증식증의 발병을 점검하는 게 필요하다. 자궁내막증식증으로 자궁 내 세포가 비정형세포로 변화하면 암 발병이 23% 높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만은 자궁내막암의 강력한 위험 요인이다. 이 교수는 “수술받은 자궁내막암 환자의 약 25%에서 재발해 질이나 골반, 폐와 간으로의 전이를 보이는 사례가 있는 만큼 주치의와 상의해 필요한 검진 시기를 놓치지 말 것”을 거듭 강조했다.

<박효순 의료전문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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