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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제국주의, 성공할 수 있을까

    서중해의 경제망원경

    트럼프의 제국주의, 성공할 수 있을까

    새해 들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돌출 행동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지난 1월 3일(현지시간)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것이다. 이는 명분이 무엇이든 주권국가의 주권을 명백하게 침해한 사건이다. 1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방위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그린란드는 국제법상으로 덴마크 왕국의 자치령으로 완전한 주권국가는 아니다. 그린란드 주민이 동의하면 독립하거나 다른 국가에 편입될 수는 있지만, 강제로 편입하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다. 그린란드 강제 편입에 반대하며 병력을 보낸 유럽의 8개 국가에 대해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10% 추가하겠다고 위협했다. 비록 추가관세 위협은 나흘만인 21일 전격 철회됐지만, 유럽의 지도자들은 여전히 트럼프를 저지하기 위한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 일하는 신체, 쓰는 주체…여성 노동자 수기의 출발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석정남 '공장의 불빛'

    일하는 신체, 쓰는 주체…여성 노동자 수기의 출발

    석정남의 ‘불타는 눈물’이나 유동우의 <어느 돌멩이의 외침> 같은 노동자 소설을 읽으면서, 또 주말이면 경인공단이나 구로동을 취재하면서 이런 것들을 놔두고 어떻게 그냥 지나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아직도 이루지 못한 ‘난장이의 꿈’: 조세희 ‘난쏘공’ 출간 30주년, 경향신문 2008년 11월 11일 기사 일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출간을 회고하는 자리에서 작가 조세희는 1970년대 석정남과 유동우의 노동자 소설(엄밀하게는 수기)이 자신의 창작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이 인터뷰 기사에서 언급한 ‘불타는 눈물’은 ‘월간 대화’에 실린 석정남의 ‘어느 여공의 일기’의 일부이다. 제목처럼 온전히 스무 살 여성 노동자의 일기로만 이뤄진 이 수기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1976년 11월)와 ‘불타는 눈물’(1976년 12월)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됐다. ‘어느 여공의 일기’에서 발화한 여성 노동자 수기는 송효순의 <서울로 가는 길>(1982), 장남수의 <빼앗긴 일터>(1984)로 이어지면서 1970년대 진보적 지식인 사회와 문학 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계층적·성적으로 소수자였던 ‘여성’ ‘노동자’가 글쓰기의 주체로 등장하면서, 지식인 남성 중심의 견고한 문학 장의 위계를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석정남은 이 수기를 동일방직에서 해고된 뒤 7년이 지나 <공장의 불빛>(1984)으로 개작해 단행본으로 재출간한다. ‘어느 여공의 일기’는 작가가 동일방직에서 노동자로 일하면서 갓 노동운동에 입문했던 전후 시기를 아우르면서 평범한 여자아이가 시를 읽고 글을 쓰는 교양 있는 여성을 꿈꾸지만 누추한 현실에 좌절하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 사적 기록물에 가깝다. 반면 <공장의 불빛>은 작가가 ‘나체 시위’와 ‘똥물 사건’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동일방직 사건의 배경과 실상을 기억하고 기록하려는 의도로 쓰인 1970년대 노동운동에 대한 아카이브이다.

  • 애플-구글, 그들의 위험한 ‘독점 연맹’

    IT 칼럼

    애플-구글, 그들의 위험한 ‘독점 연맹’

    2003년 1월, 애플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자사 웹브라우저 ‘사파리’ 출시와 동시에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탑재한 것이다. 야후라는 지배적 검색 사업자가 존재했지만, 애플은 ‘신생 기업’ 구글을 택했다. 이는 당시 업계에서도 파격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졌다. 애플에 자체 웹 검색 기술이 없었던 건 아니다. 성격은 조금 달랐지만, 로컬과 웹을 넘나들던 ‘셜록(Sherlock)’은 당시로선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며 꽤 유용한 도구로 평가받았다. 여러 PC 내 파일 검색뿐 아니라 웹검색까지 연결돼 사용자 편의성도 높았다. 하지만 애플은 웹 검색 고도화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될 막대한 비용을 직시했다. 결국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위해 검색은 구글에 맡기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 이때 보존된 자금과 에너지는 2007년 ‘아이폰’이라는 세기적 발명으로 이어졌다.

  • 윤석열 계엄만 위헌일까

    오늘을 생각한다

    윤석열 계엄만 위헌일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8조 제1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26년 2월 28일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2024년 8월 헌법재판소가 4건의 기후소송을 병합해 심사한 결정문 주문이다. 헌재가 정한 개정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회는 헌재 판결을 존중하고 헌법이 정한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려는 기미가 없다.

  • 지워지는 상실, 되살리는 무대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지워지는 상실, 되살리는 무대

    고통스러운 기억을 없앨 수만 있다면 삶이 나아질까?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의식의 전이 등 심리치료 시스템이 전면에 등장하는 고통 완화 작품이 다양하다. 근미래 과학기술이 병풍처럼 펼쳐지면서 감정의 근원인 ‘상실’을 파헤치는 방식이다. 한국사회는 지난 수십년간 ‘설명할 수 없는 죽음’과 ‘충분히 애도하지 않은 이별’을 반복적으로 경험해왔다. 국가는 사건을 종결했지만, 감정은 해결되지 않은 채 사회의 무의식 속에 퇴적됐다. 유가족과 관계자들에게, 사회 전반의 구성원들에게 끊임없이 증식하는 상실의 고통은 어디로 향하는가. 고통의 더께를 인식하고 직시하는 연극 <튜링머신>·<풀>(POOL)·<시뮬라시옹>, 뮤지컬 <캐빈> 등은 상실의 본질을 해체한다. 우리가 상실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놓쳐왔는지를 되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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