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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양파 ‘닥치고 수입’…기후 대응 이게 최선일까
폭염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30일, 서울로부터 3시간을 달려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의 고랭지 배추밭을 찾았다. 산비탈에 굽이굽이 들어앉은 초록빛 배추밭을 올려다보니, 구름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곳 고랭지 배추밭의 해발고도는 800~1000m. 오랜만에 느껴보는 서늘한 기운에 감탄하고 있는 동안 동네 배추밭을 안내하던 정덕교씨가 한숨을 쉬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경쟁력 잣대만 들이대선 안 돼”
올해는 농산물 시장 개방이 결정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 30년이 되는 해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가트)’은 해체되고 이듬해인 1995년 1월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다. 농산물의 자유무역은 왜 필요한가. 수입 농산물을 빼놓고는 밥상을 차릴 수 없는 시대가 된 지금은 새삼스러운 질문이다. 그러나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피폐해진 한국 농촌을 돌아보면 한 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출범한 가트 체제에서 보호 대상이었던 농산물은 왜 WTO 체제에선 공산품과 같이 ‘자유무역이 필요한’ 상품이 됐을까.
“딥페이크 성범죄에 우리는 분노한다”
“너희는 우리를 능욕할 수 없다.” 지난 8월 29일 서울 지하철 강남역 앞에 모인 여성들은 이렇게 외쳤다. 불법합성물(딥페이크) 성범죄가 전국적으로 학교, 군대, 직장, 가정에 이르기까지 만연해 있다는 것이 드러난 후 여성들이 내놓은 메시지였다. 여기에는 디지털 성범죄가 반복적으로 일어났음에도 이를 방치한 정부, 정치권, 사회 여론에 대한 ‘분노’, 그리고 범죄에 ‘위축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일상 덮친 딥페이크, 빅테크 책임 어디까지?
n번방 사태가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만나 더 악랄하게 돌아왔다. 딥페이크(AI 기반 이미지 합성) 성범죄가 기업과 군대 등의 일터를 넘어 전국 초·중·고등학교까지 확산했다. 가디언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몰카를 근절하려 분투한 한국이 이제는 딥페이크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며 “한국이 세계적 (딥페이크 성착취물) 문제의 진앙”이라고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백약이 무효…위기의 응급실
지난 8월 4일 오후 8시 40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2세 여아가 열을 동반한 경련 증상을 보였다. 신고를 받고 소방 구급대원이 나섰지만, 곧장 출발하지 못했다. 진료할 수 있는 응급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거듭된 전화 문의 끝에 신고 후 1시간이 지난 뒤에야 12번째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후 아이는 한 달째 의식불명 상태라고 한다. 지난 9월 1일에는 서울 강남구에 사는 40대 여성이 ‘안약과 착각해 눈에 순간접착제를 넣었다’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신고가 소방에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원이 20곳이 넘는 병원에 전화를 돌렸지만,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찾지 못했다.
삭감 또 삭감, 이젠 예산으로 견제한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방송심의위원회(방심위)의 내년도 예산에서 인건비를 제외한 운영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 지난 8월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과방위)에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에게 예산 삭감을 경고했다. 정 의원은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예산을 가지고 언론 자유를 침해하고 방송의 독립을 해친다면 거기에 예산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삭감 이유를 댔다. 그동안 정부·여당 추천위원 2인으로만 구성된 위원회로 방송 장악에 몰두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방통위에 날카롭게 ‘예산 칼질’을 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정 의원은 자신이 과방위 예산결산소위 위원장임을 상기시키며 방통위 운영예산 34억원과 방심위 경상비, 방송심의활동비 등 130억원을 삭감 대상으로 언급했다.
‘지지율 20%대’ 대통령이 만든 정치 실종 시대…결국은 ‘각자도생’
한국사회가 대통령제에 관해 ‘참교육’을 당하고 있다. 여론, 지지율 변화에 무감한 대통령에게는 특별한 견제 장치가 없다는 것이 이번 교육의 핵심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30%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의 일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에 나선 지난 8월 29일 이후 하루동안 지지율은 2.1%포인트 급락했다.(30.4→28.3%) 이날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 친일 논란, 김건희 여사 수사, 채 상병 특검, 당정관계, 영수회담 등에 관해 설명했다. 지지율 하락은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설명과 여론의 괴리감에서 비롯됐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꼬다리] 염치가 없는 건
담배, 위스키, 애인. 영화 <소공녀>에서 미소는 이 셋만 있으면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가사노동자(도우미) 일로 생활비를 간간이 충당하는 미소가 포기한 것은 ‘집’이다. 그는 세 들어 살던 단칸방을 빼고 집을 구해보지만 높은 집값을 감당할 수 없다. 결국 대학 시절 밴드를 함께했던 동기들의 집을 전전한다. 미소는 이들 집에서 임시로 지내며 요리, 청소를 하고 상심에 빠진 친구를 위로해준다. 호화주택에서 사는 동기 정미는 자기 집에 머물며 가사를 돕는 미소가 어느 순간 심기를 거슬리게 하자, 자신이었으면 술과 담배부터 끊었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일갈한다. “나는 네가 염치가 없다고 생각해.”
추경호 “2025년 의대정원 재조정 어렵다, 2026년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9월 10일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의료계와 여러 형태의 접촉과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2026년 의대 증원 문제는 원점에서 재논의가 가능하다”며 “들어오기 전에 자꾸 조건을 걸면 대화 자체가 안 되지 않겠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테니 들어와서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답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애플, ‘AI 기능’ 아이폰16 공개···한국에는 9월 20일 출시
애플이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아이폰16 시리즈를 9월 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 ‘이제 새롭게 빛나다’(It‘s Glowtime)를 열고 아이폰16 시리즈 등 최신 제품을 선보였다. 아이폰16 시리즈는 6.1인치형(15.4㎝) 기본 모델과 6.7인치형(17.0㎝) 플러스, 고급 모델인 6.3인치형(15.9cm) 프로와 6.9인치형(17.4cm) 프로맥스로 구성됐다.
10월1일 국군의날 쉰다…‘임시공휴일’ 지정
정부는 9월 3일 국무회의를 열어 다음 달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심의해 의결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임시공휴일 지정안은 이르면 이달 중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확정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중동분쟁 등 국내외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올해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국가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우리 국군의 역할과 장병들의 노고를 상기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정보공개 의무화
앞으로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제조사는 배터리 주요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또 모든 신축 건물의 지하추자장에는 ‘습식 스프링클러’가 설치된다. 정부는 6일 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8월 13일 모든 제조사에 배터리 정보 자율 공개를 권고한 데 이어 아예 배터리 제조사와 제작 기술 등 주요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재 전기차 제조사들이 공개하는 배터리 정보는 용량, 정격전압, 최고 출력 정도다. 정부는 여기에 셀 제조사, 형태, 주요 원료 등으로 공개 의무 항목을 추가했다.
AI 거품론과 캐즘? 문제는 매출과 이익
‘인공지능(AI)은 거품이다’라는 의견이 최근 대두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AI는 거품이 아니다. 단지 ‘캐즘(Chasm)’을 통과 중이다. 캐즘은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사는 고객’에서 ‘실용적일 때만 사는 고객’으로 확대하는 과정에 넘기 어려운 골짜기를 말한다. 암호화폐와 NFT는 캐즘을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메타버스는 긴 캐즘을 겪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이미 캐즘을 통과 중이다.
CULTURE+
시네프리뷰
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그냥 삶 자체로 힘든 이들을 위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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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경북 울릉군 독도의 돌돔- 바다 사막화 막는 ‘독도의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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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서로 인정하며 평화롭게 살기’ 가능할까
(29) 풍자인가 씻김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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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강원 양양 남대천-우리가 몰랐던 ‘양양의 풍경’
시사 2판4판
딥페이크인가?
주간 舌전
“국회 개원식 불참한 대통령, 제일 별나다”
세계
중국의 부채 함정에 빠진 라오스
세계
아듀, 파리올림픽
렌즈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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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것과 죽은 것 그리고 인간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추석맞이
편집실에서
건국절 논쟁, 제대로 해봅시다
어렵지만 꼭 해야만 하는 숙제가 지금 우리 눈앞에 있습니다. 2007년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하겠다’ 약속해 놓고는 아무도 제대로 손을 대지 못한 숙제입니다. 바로 ‘국민연금 개혁’입니다. 국민연금 개혁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입니다. 세대별, 소득구간별, 성별 등으로 이해관계가 달라지니 사회 전체가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습니다. 1988년 국민연금이 출범한 이후 ‘지속가능성’에 관한 우려가 끊임없이 따라다녔지만, 제도 개혁은 딱 두 차례만 있었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1998년 소득대체율을 70%에서 60%로 낮추고, 수급 개시 연령을 60세에서 5년마다 한 살씩 2033년 65세까지 늦추는 1차 제도 개혁을 시행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2007년 보험료율은 건드리지 못했지만, 소득대체율만이라도 2028년까지 40%로 인하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17년이 흘렀습니다.
독자댓글
1593호를 읽고
사교육에 기댄 성교육, 학교서 제대로 세워야 유네스코의 말 좀 들읍시다._주간경향닷컴 Bri**** 거액을 들인 소수 청소년만 사교육으로 접하기보다는 공교육에서 효과적인 성교육을 실천해야 한다는 내용에 극히 공감합니다._네이버 ojim**** 학교에서 자세히 성교육하면 그걸로 또 민원이 들어온다. 뭐 어쩌라는 건지._네이버 gydl**** “사실상 사찰”…무차별 통신자료 조회,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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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생각한다
타자는 괴물이 아니다
대학 시절 ‘신자유주의’라는 말의 범람 속에서 살았다. 생전 처음 듣는 개념에 대해 공부하면서, 무언지도 모를 그것에 맞서 싸웠다. 우리는 모든 나쁜 변화들을 ‘신자유주의’라는 말로 설명하곤 했다. 대통령과 정부 기술관료들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전면화하고 있고, 이라크 전쟁은 신자유주의 군사세계화의 첨병이었으며, 대학과 지역사회는 모조리 신자유주의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존경했던 우상과 멀어졌고, 좋은 가치라 여기던 것의 환상과 작별했다. 우리는 글로 ‘신자유주의’에 대해 배운 후 상상했다. “신자유주의가 전면화되면 세상은 어떻게 되는 걸까?” “설마 큰일이라도 나겠어? 아니, 어쩌면 세상은 망해버리는 게 아닐까?” “글쎄… 술이나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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