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소아암, 마음의 치료에도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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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의 연간 발생률은 100만명당 18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1000~1500명이 소아암 진단을 받고 있으며, 이는 국내 전체 진단 암환자의 1% 미만이다. 신규 환자 수가 훨씬 많은 성인 암에 비해 사회적인 관심도가 낮지만, 소아암은 국내 아동 질병 사망원인 1위로서 간과하기에는 무서운 질병이다. 19세 미만의 소아 및 청소년 연령대에 생기는 모든 악성 종양을 소아암으로 통칭한다.

한승민 교수가 진료실에서 소아암 환자의 구강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한승민 교수가 진료실에서 소아암 환자의 구강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한승민 연세암병원 소아청소년암센터 교수(소아혈액종양과)는 “백혈병, 뇌종양, 림프종이 대표적인 3대 다빈도 소아암”이라며 “소아청소년은 장기와 신체가 아직 미숙한 상태로 발생하는 암종류도 성인과 다르다”고 밝혔다. 신경모세포종, 생식 세포종, 연부조직 육종, 윌름스 종양, 망막모세포종 등 다양한 종류의 암이 소아암에 포함된다.

성장기와 학령기에 있는 소아청소년 암환자들은 발육 부진 및 학업과 사회적 관계의 단절로 학력 저하와 대인관계의 부족 현상이 생기고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성인이 돼서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 치료 종료 후에도 생존 환자의 60~70%에서 적어도 하나 이상의 장기적이고 만성적인 치료 후유증을 수반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치료 기간 스스로 일상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성인 암환자와 달리 소아청소년 암환자는 대부분의 일상을 가족들의 간병과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이는 장기 치료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함께 부부 및 환자와 다른 형제 사이에 다양한 정서적·심리적 문제가 발생해 적지 않은 소아암 환자 가족들이 성인 암환자보다 더 힘든 투병 시간을 갖는다.

소아암은 건강검진 등을 통해 조기 발견 등이 가능한 많은 성인 암과 달리, 검증된 예방법이나 선별검사가 아직 없다. 한 교수는 “타고난 유전적 취약성이 성인 암에서보다 소아암에서 더 큰 발생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이를 예측할 수 있는 소아 유전성 암은 전체 소아암의 5% 미만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표적인 소아암인 백혈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빈혈과 발열을 지속하고 잦은 출혈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뇌종양의 경우 심한 두통과 경련 증상이 나타나고 신경 기능 장애를 보이곤 한다. 림프종의 경우 림프절이 있는 몸 부위가 부어오르고 덩어리가 만져지는 증상을 보인다. 한 교수는 “그렇지만 같은 또래에게서 보이는 감염성 질환과도 비슷한 증상이어서 부모들이 구별하기가 어렵다”면서 “더욱이 생소한 증상을 보이는 희귀 소아암도 있는 만큼 자녀들에게 어떠한 건강 이상 신호가 지속해 나타날 경우 가까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 상담을 받을 것”을 권했다. 이후 소아암으로 진단될 경우 대학병원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완치로 가는 지름길이다.

국내 소아암 완치율은 현재 평균 85%를 기록하고 있다. 소아암 치료는 이미 구미 선진국 수준이다. 표적 치료제, 면역 항암치료제, 세포치료 등의 최신 치료를 국내 소아암 진료 기관들이 시행 중이다. 동종 및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또한 다양한 소아암에서 시행하며 치료율을 높이고 있다. 한 교수는 “소아암의 특성상 성장, 발달 과정 중에 있는 소아 환자들에게 생기는 암이기 때문에 치료 과정 중 환자들의 신체적·심리적 문제, 학교 문제 등에 대한 정서적 지지와 필요한 치료를 지원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의료전문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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