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는 한국 쿠데타 중심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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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쿠데타 개론」 펴낸 송철원 현대사기록연구원 원장

<박정희 쿠데타 개론>. 독특한 이름의 책이 최근 출간됐다. 한국현대사를 뿌리째 흔든 쿠데타의 모든 실상이 그대로 기록된 책이다. 부산 정치 파동을 불러온 이승만 쿠데타부터 5·16쿠데타, 유신쿠데타 그리고 전두환 쿠데타까지 등장하고 있다. 쿠데타의 중심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란 인물이 있었다. 저자인 송철원 현대사기록연구원 원장(78)은 서문에서 “책의 제목이 <박정희 쿠데타 개론>인데 이승만과 전두환까지 포함한 것은 박정희가 한국 쿠데타의 중심이자 최정점에 있기 때문”이라고 적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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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원장은 10여년 동안 자료를 모으고, 준비한 끝에 이 책을 출간했다. 서울대 정치학과 4학년 때인 1964년, 송 원장은 한일회담 반대 시위에 참여하고, 박정희 정권의 학원사찰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극심한 고문을 당했다. 송 원장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박정희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 여러 고초를 겪게 된다. 1976년 건국대 교수직에서 해직됐다. 송 원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인 감정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지만, 부정적인 선입견을 없애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많은 기록을 보았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샅샅이 들여다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무작정 찬양과 무작정 비판 수준을 벗어나기 위해 각주를 되도록 많이 넣었고 책의 부피가 커졌다”고 말했다.

의사였던 송 원장의 부친, 송상근 씨는 아들이 도피하고 구속되는 과정에서 학생운동을 중심으로 한 기록물을 수집·정리하기 시작했다. 아들 때문에 철도병원 원장직을 사임한 부친은 미국으로 떠났다. 송 원장이 땅속에 묻었던 부친의 기록물은 민주화가 된 후 햇빛을 볼 수 있었다. 이 기록물은 2008년 국가기록원에 기증됐다. 이해에 송 원장은 부친의 기록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한 기록사업에 전념하기로 결심하고, 현대사기록연구원을 설립했다. <박정희 쿠데타 개론>은 현대사기록연구원에서 펴낸 하나의 성과물이라 할 수 있다.

<박정희 쿠데타 개론>은 3부작이다. 1부는 박정희의 형성과 배경, 2부는 박정희 쿠데타의 배경, 3부는 박정희와 쿠데타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이 책은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킨 그 뿌리를 찾아가고 있다. 그 뿌리에는 식민주의 역사관이 있고, 메이지 유신이 있고, 만주가 있었다. 송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이 존경한다고 하는 요시다 쇼인은 메이지 유신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지만 정한론을 펼친 인물이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밀어붙인 새마을 운동, 교련, 국민교육헌장 등은 사실상 일본을 따라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박정희 시리즈 ①’이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박정희 시리즈 ②는 <박정희와 일본>이라고 한다. ③은 <박정희와 박근혜>, ④는 <박정희와 전두환>, ⑤는 <박정희와 학생운동>, ⑥은 <박정희와 한국경제>로 예정돼 있다. <박정희와 한국경제>에는 어떤 내용이 실릴까. 송 원장은 “경제 발전은 했지만 영웅주의를 통해 한 사람의 공으로 돌린 것”이라면서 “오로지 통치자의 전지전능한 힘이 한국경제를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국민이 그 역할을 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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