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규 원곡법률사무소 변호사 “보험·의료 분야 피해자 돕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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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규 원곡법률사무소 변호사(43)는 최근 검·경과 연이어 다툰다. 모두 검·경의 가혹행위 내지는 강압수사를 둘러싼 사건이다.

조직 내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김홍영 검사 사건에서는 전·현직 검사를 상대한다. 경찰의 강압수사 의혹이 인 고양저유소 화재사건에서 피의자를 변호하다 언론에 수사받는 영상을 제보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 피의자는 이주노동자였다. 경찰은 최 변호사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9월 8일 “경찰의 보복성 기소 의견 송치에 강한 분노를 표출한다”고 했다.

사진/김원진기자

사진/김원진기자

최 변호사는 “학교 다닐 때부터 공익소송에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고 했다. 대학을 다니며 7학기는 공부만 했다. 마지막 남은 한 학기, 수화동아리 활동을 했다. 그는 “화·목은 수화를 배웠고, 월·수·금에는 지역 복지관에서 수화 강사를 했다. 장애인 사건 법률 지원하는 데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공익법무관 시절 경험도 공익소송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최 변호사는 공익법무관 2년차 때부터 법률구조공단에서 일했다. 민원인 상담이 주된 업무였다. 그는 “세상에 억울하다고 하는 사람은 그때 다 만난 것 같다. 답답함을 호소하는 분들이 줄을 섰다. 하루는 2시간 이야기를 들어드렸더니 자료를 놔두고 가셨다. ‘이야기 들어줘서 이 사건을 버릴 수 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공익법무관을 마친 뒤 로펌에 가지 않았다. 대신 공익법무관을 했던 법률구조공단에 입사했다. 6년을 일했는데 이중 3년을 경기도 안산에서 보냈다. 이주노동자나 장애인이 피해를 입은 사건이 많았다. 최 변호사는 “공단에 있을 때는 소송에 들어간 뒤부터 사건에 개입했다. 소송 이전 단계에서 권리 구제를 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나 장애인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이주노동자에게 비자 신청 접수조차 안 받아주는 출입국사무소도 있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재판에 들어가기 전, 현장에서 일어난 사건 단계부터 챙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원곡법률사무소는 2012년 변호사 3명으로 안산에서 문을 열었다. 사무보조 직원 한명 없었다. 사정이 나아진 2018년에는 변호사 두명을 채용했고 사무보조 직원도 뽑았다. 최근에는 한 독지가가 장애사건 전담 변호사를 채용하면 2년치 임금과 4대 보험을 지급하겠다고 밝혀 변호사 한명을 추가 채용했다. 최 변호사는 “아직 사무실에 사무장은 없지만 지속가능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앞으로 여력이 되면 보험이나 의료 분야에서 피해를 본 소비자를 대리하는 데 역량을 기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의료와 보험은 대표적으로 기업과 소비자 사이 정보비대칭만이 아니라 법률 조력의 비대칭이 큰 분야다. 이 분야에서 대형 로펌은 일종의 도매업체다. 대형로펌은 보험사나 의료기관에서 사건 하나가 아니라 20~30개씩 동시에 수임을 한다.

당연히 소비자는 불리한 입장이다. 이 틀을 깨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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