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 이봉우 민언련 모니터팀장 “이상한 기사는 제목부터 이상”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총선 국면에서 정치권이나 언론만큼 바쁜 이들이 또 있다. 총선 관련 보도를 모니터하는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 활동가들이다. 시민은 1992년부터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을 중심으로 선거 보도를 감시해왔다. 2020감시연대에는 민언련·전국언론노조·한국기자협회 등 25개 단체가 연대했다. 이번부터는 지난 몇 년간 영향력이 급속히 높아진 유튜브 시사채널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민언련의 모니터 담당 활동가 6명과 인턴 11명이 일간지·종편 시사프로그램·유튜브 등 영역을 나눠 맡는다. 이봉우 민언련 모니터팀장(33)은 “문제가 있는 보도를 찾고 비평을 쓰는 업무와 더불어 선거 보도가 어떤 형식을 취하고, 주제는 무엇이고, 어떤 정당이 등장하는지 통계를 내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 이 사람]‘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 이봉우 민언련 모니터팀장 “이상한 기사는 제목부터 이상”

2020감시연대는 이전까지 비평 기준으로 삼아온 ‘감시준칙’ 대신 ‘제작준칙’을 제정했다. 미디어 종사자들도 선거 보도를 제작할 때 활용하자는 취지다. ‘유권자 중심, 정책의제 중심의 선거 보도를 한다’, ‘폭로성 주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검증하고 보도한다’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 선거 보도를 바라보는 생각이 모두 같지는 않을 터. 선거 보도 모니터는 어떤 식으로 이뤄질까.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는 건 선거 보도 제작준칙과 공식적인 보도 규정들입니다. 그 기준들이 굉장히 선언적이라 보도 사례들을 세세하게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보도를 두고 생각이 다를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담당자들끼리 ‘이 보도에 문제가 있다, 없다’ 정도를 합의합니다. 그다음엔 어떤 부분을 어떻게 비판할 것인지 논의하고요. 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합의하지 못하면 보고서는 나가지 않습니다.”

경마 중계식 보도, 지역주의 조장 보도, 실종된 정책 보도….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문제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나타난 몇 가지 특색도 발견된다. “진보·보수 성향을 막론하고 소위 ‘카더라’ 보도 양산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기성 신문이 인터넷 커뮤니티발 기사를 잘 안 썼어요. 지금은 ‘차이나게이트 의혹을 제시한 글을 쓴 네티즌은 이렇게 말했다’는 식으로 큰따옴표를 이용해 지면에 쓰기도 합니다. 차이나게이트 같은 걸 기성 매체가 기사화해주면 일종의 체인이 구성됩니다. 보수 유튜버·언론·야당에 돌고 돌면서 확대 재생산됩니다.”

이 팀장에게 ‘기사 잘 읽는 법’을 물었다. “많은 시민이 모바일 환경에선 기사 제목만 보고 넘기곤 합니다. 대부분 이상한 기사는 제목부터 이상해요. 특히 큰따옴표를 붙인 제목은 일단 이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특정 개인의 일방적 주장이거나 언론사가 하고 싶은 말을 이 사람 뒤에 숨어서 하는 것일 수 있거든요. 시민의 직관이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제목에 문제의식을 가지는 순간부터 변화가 일어나고, 언론에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감시연대의 모니터 보고서는 홈페이지(ccdm.or.kr/xe/vote)에서 볼 수 있다. 부적절한 선거 보도를 신고할 수 있는 게시판도 마련돼 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주목! 이 사람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