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하지 않은 ‘조용한 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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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을 나타내는 아이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뛰고 말도 많이 하기 때문에 쉽게 눈에 띈다. ADHD 아동 중 많은 경우가 약한 자극에도 쉽게 뇌의 전두엽이 충동적이 되면서 과잉행동을 보이지만, 어떤 ADHD 아동의 경우에는 자극에 대한 충동성이 약해서 과잉행동이 나타나지 않는다. 전체 ADHD 아이들의 20% 정도는 산만하거나 과잉행동이 나타나지 않고 주의력 부족, 즉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이런 아이들을 소아정신과 용어로 ‘조용한(quiet) ADHD’라고 부른다.

아이들의 평균적인 집중력 유지시간은 유아기 3분, 아동기 10분, 청소년기 30분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관심이 있거나 흥미가 있는 활동이나 대상에 대해서는 아이들의 짧은 집중력이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유지된다. 하지만 조용한 ADHD인 경우에는 평소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도 집중력을 잘 유지하지 못한다.

‘조용한 ADHD’는 증상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진행돼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학습부진 등의 결과가 나온 이후에야 ADHD 상태를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뒤늦게 발견하면 적절한 치료 시기가 지연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가 커지기도 한다. 학업 성적 저하 때문에 스스로 자신감이 낮아지면서 우울하거나 또래관계를 기피하게 될 수 있다. 아이들을 평소에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주의력이 떨어지는 조용한 ADHD인 아이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활동을 끝까지 마치기 힘들고, 집중시간이 짧고 놀이의 순서 규칙을 놓친다. 또 스스로 돌보는 기본적인 행동을 잘 하지 못하고, 학업상의 문제나 사회성의 문제가 심하다. 의무적인 활동을 지속하지 못한 채 다른 활동을 하거나, 정리정돈이나 학교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조용한 일을 할 때 꼼지락거리고, 주의를 줘도 타인을 방해하는 행동을 멈추지 못하기도 한다. 특별한 원인이나 상황이 아닌데도 안절부절못하는 증상도 나타난다.

‘조용한 ADHD’는 과잉활동이나 산만함이 없어서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으나, 수업시간이나 과제 수행 시 집중하지 못하게 되면서 미흡한 결과를 나타낸다. 그래서 지능이 낮다거나 성실하지 못하다거나 학업능력이 없다는 등의 오해를 받기 쉽다. 조용한 ADHD의 특징이 관찰된다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적절한 검사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글·휴한의원 안양점 한형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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