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과 2를 합한 숫자 3은 ‘생명과 결실’, ‘완전성’을 상징한다.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나 일상생활의 통념, 심지어 우리의 무의식에서 숫자 3은 친숙하다.
기독교의 경우 삼위일체를 기본적인 교의로 삼고 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한 동방박사도 3명이다. 힌두신화에는 브라마, 비슈누, 시바의 3대 주신(主神)이 있고 그리스신화에서도 제우스와 포세이돈, 하데스 등 3명의 신이 하늘, 바다, 지하세계를 나눠 다스린다.
한국에서는 더하다. 단군신화의 환인, 환웅, 단군 세 인물이 한반도 역사를 열었다. 조선시대에는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의 삼정승을 두었다.
일을 시작했으면 삼세번까지 해야 하고, 참을 인(忍) 자도 세 번 써야 한다.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라는 고사성어인 삼인성호(三人成虎)도 있다. 단판 승부는 너무 가혹하고 3판 2선승제가 더 공정한 것 같다.
노인성 안질환도 3가지가 특히 유명하다. 바로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이다. 첫째로 백내장이다. 눈으로 들어온 빛은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굴절돼 망막에 상을 맺게 된다. 백내장 때문에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게 되면,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다. 적절한 처치 시기를 놓쳐 백내장이 너무 많이 진행되면 수정체가 딱딱해진다. 이 경우 일반적인 초음파 유화술로 제거하기가 어렵다. 수술 방법이 복잡해지고 치료 기간이 길어져 시력 회복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로 녹내장이다. 여러 이유로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인 녹내장으로 시력이 손상되면 터널 속에 있는 것처럼 바깥쪽부터 시야가 점점 좁아진다. 초기 자각 증상이 없어 흔히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린다. 녹내장인지도 모른 채 계속 방치한 결과 시력 결손이 일어나고 심하면 시력을 잃는 사례도 많다.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고혈압, 당뇨, 비만이 있는 분들은 꼭 1년에 1~2번은 안과에서 정밀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시신경 조직인 황반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하고, 심하면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시야 한가운데가 검게 보이거나 비어 보이는 것, 계단이나 바둑판같이 직선으로 돼 있는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이는 것 등이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황반변성도 노안과 비슷해 가볍게 지나치기 쉽다. 오랜 기간 방치해 이미 망막 신경이 많이 손상된 경우에는 뒤늦게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시력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3대 노인성 안질환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시점에 치료하는 것이 소중한 눈을 지키는 최선이다. 40대 이후부터는 빠르냐 느리냐의 문제일 뿐 누구나 노화로 인해 조금씩 시력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1년에 한두 번씩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기를 권한다.
<박영순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