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연대 대표 전상봉씨 “서울시 쪽지예산 감시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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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학번들에게 학생운동은 늘 지근거리에 있었다. 83학번 전상봉씨도 예외가 아니었다. 캠퍼스에서 학생운동을 접했고 그대로 빠져들었다. 군 제대 후 청년회 활동을 시작해 통일운동으로 반경을 넓혔다. 대학 졸업논문을 제출하고 연행됐기 때문에 졸업식에는 참석 못했다. 그때 만난 운동은 지금까지 전씨와 연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정지윤 기자

사진/정지윤 기자

“졸업하고 청년운동을 시작으로 쭉 활동을 해왔어요. 2005년에 잠깐 생계 때문에 활동을 중단했는데, 결국 2009년 다시 시작했죠. 그때 설립한 단체가 서울시민연대입니다.”

전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서울시민연대는 이름처럼 ‘서울시’를 근간으로 하는 단체다. 요즘에는 주로 답사를 통해 서울 시내 곳곳을 ‘제대로’ 알리는 일을 한다. 특히 3년 전부터 시민을 대상으로 시작한 한성백제시대 흔적을 찾는 답사 프로그램은 꽤 인기가 좋다.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을 직접 걷고 보면서 바로 알자는 취지다. 한성백제를 주제로 시민강좌를 열어 강의를 하고 주말에는 답사를 하는 형식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한 송파구 석촌동과 방이동 일대 백제 고분들도 답사 대상이다.

물론 한성백제 답사와 같은 ‘말랑한’ 일만 하는 건 아니다. ‘서울 시민의 풀뿌리공동체 의식 함양과 서울시 공공성 확대’라는 설립 취지에 걸맞은 예산 모니터링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전씨는 “서울시의 예산 집행에 대한 감시도 게을리할 수 없다”며 “특히 최근에 서울시의회 내 과도한 쪽지예산이 편성되고 있어, 여기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울’을 감시하는 입장이다 보니 서울의 ‘수장’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자주한다. 특히 박 시장의 최근 행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시민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치하기 위해 노력해온 모습이 요즘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씨의 생각이다. 지난해 싱가포르에 다녀온 뒤 박 시장이 했던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은 큰 실수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박 시장에 대한 애정이 있어요. 그런데 요즘엔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모습이 자주 보여요. 최근 추진하는 정책들이 토목이나 건설 쪽에 무게중심을 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서울이란 공간에 애착이 큰 전씨는 요즘 ‘강남’에 대한 책을 하나 냈다. 대한민국의 첫 번째 신도시 강남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위치에 이르게 됐는지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에 집필을 시작했다. 책을 다 쓰고 나서야 강남을 조금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강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잖아요. 토건세력, 건물주, 이런 것들. 저 역시 거기서 자유롭지 못했어요. 강남을 늘 적대적으로, 비판적으로 바라봤지요. 그런데 책을 쓰면서 강남이 가진 새로운 면을 많이 봤습니다. 갖고 있던 편견이 많이 사라졌어요. 어느 나라든 부자동네는 있잖습니까. 강남과 강북이 서로 나뉘지 않고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으면 해요. 제가 긍정적인 시각으로 강남을 묘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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