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학교공동체 꿈꾸는 강영택 우석대 교수 “자기 마을에 애착 갖도록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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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사람]마을학교공동체 꿈꾸는 강영택 우석대 교수 “자기 마을에 애착 갖도록 교육”

독립운동가 이승훈은 1907년 평안북도 정주에 오산학교와 마을교회를 중심으로 한 마을을 만들려고 했다. 대한제국에 이런 마을이 100개가 만들어지면 나라가 바뀔 거라 믿었다. 인도 민족해방 지도자인 마하트마 간디도 학교와 마을을 중심으로 한 마을 만들기를 추진했다. 강영택 우석대 교수(55·교육학 전공)도 학교와 마을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공동체를 꿈꾼다. 지난 9월 17일 출간된 <마을을 품은 학교공동체>(민들레)는 이런 관점에서 쓰인 책이다. 강 교수는 “1990년대 초부터 이 주제에 관심을 가졌다. 석사 논문도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로 썼다. 이후 미국에서 박사과정 공부를 하게 됐을 때, 마을학교 공동체에 대한 연구와 실천이 서구사회에서는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마을학교공동체는 마을과 학교가 연계돼 지역주민이 마을의 주인으로 성장하는 시스템 중 하나다. 강 교수는 “마을과 학교의 벽을 허물고 아이들이 마을에 관심을 갖고 마을과 만나는 수업을 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이 마련돼 있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위치한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이하 풀무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지역사회에서 오염된 강을 간다. 학생들이 오염된 강을 탐구하고, 자연정화물질을 만들어서 강에 투여한다”고 말했다. 그가 책에 소개한 마을공동체 학교는 국내 5곳, 미국과 일본 3곳이다. 강 교수는 “홍성군 홍동마을이나 마포구 성미산마을과 같이 이미 유명해진 사례보다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을학교공동체 문화가 실천되고 있는 사례들을 찾아서 소개했다. 호주와 미국에 있는 학교를 소개하려고 했는데 학교 사정으로 협조를 못 구해 아쉽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한때 경영학도였다. 졸업 후 자동차 관련 대기업을 2년간 다니다가 문학교사가 되고 싶어 국어교육과로 학사편입을 했다. 강 교수는 “문학은 진실과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문학교사가 돼 학생들과 시와 소설을 함께 읽고 탐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1989년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임용됐다.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다 학교를 1999년에 그만뒀다. 그의 나이 38살.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강 교수는 “당시 교육은 시험지에 정확한 답을 기입하는 교육이 중요했다. 문제지로 수업을 진행해야만 했다. 이 방식으로는 학생에게 제대로 된 문학교육을 해줄 수 없어 괴로웠다. 결국 사직서를 냈다”고 말했다.

대학입시가 최우선인 현실에서 마을학교공동체는 우리네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강 교수는 “마을학교공동체에서는 아이들이 마을에 관심을 갖고 마을과 만나는 수업들로 커리큘럼을 구성한다. 마을을 떠나야 성공한 삶이라 여기는 기존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마을에 기여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정상빈 인턴기자 literature09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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