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용 2016 대한민국 정책컨벤션 &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한국 진영대결, 적대적 공생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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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훈 선임기자

/ 이상훈 선임기자

“올해가 4회째 행사였으니 아직까지 실험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년이 고비겠지요. 명실상부한 정책캠페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지금까지 그에 걸맞은 실험은 다 해본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선 나름대로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낸 것 같습니다.”

이형용 ‘2016 대한민국 정책컨벤션 & 페스티벌 집행위원장’(거버넌스 센터 이사장)의 말이다. 행사는 9월 24~25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청 일원에서 열렸다. 올해의 대주제는 ‘인구절벽시대, 모두를 살리는 경제와 거버넌스’였다. 슬로건은 ‘우리가 만드는 대한민국… 각자 그리고 서로’였다.

매년 열린 이 행사의 특징은 다양한 성향의 단체들을 포괄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경기도 고양시에서 치러진 행사에서는 한국 정치권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새누리당의 여의도연구원과 더불어민주당의 민주정책연구원 원장이 참여하는 토론행사도 있었다. 올해도 진보와 보수 쪽을 아우르는 인사들이 참여한 토론이 벌어졌다.

각자 입장 차만 재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내는 것이 처음부터 목표였다고 이 위원장은 말한다. “한국 사회에서 이념의 외피를 쓴 진영대결 논리 안에는 고착화된 기득권 구조가 있다고 봅니다. ‘건강하지 못한 극단’들의 적대적 공생구조라고나 할까요. 그것이 한국의 정치문화를 망가뜨리는 주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태에서는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한 ‘한 단계 도약’을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인식이다. 대화만이 아닌 정책 경연을 통한 진보·보수의 생산적 경쟁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정책페스티벌의 모델로 흔히 거론되는 것은 스웨덴의 알메달렌(Almedalen) 행사다. 발트해 부근 고틀란드 섬의 한 마을에서 열리는 행사이지만 매년 초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스위스의 다보스처럼 정치축제의 대명사 격으로 언급된다. 매년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좌우를 막론하고 정당, 사회단체, 언론인, 노동조합, 활동가들뿐 아니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해 열리는 정치페스티벌이다.

“초기 홍보과정에서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한국판 알메달렌을 지향한다’는 말을 쓰긴 했지만 우리 문화의 원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한서(後漢書)> ‘동이(東夷)열전’을 보면 우리 민족이 음주가무를 즐기고, 예(濊)조는 10월이면 하늘에 제사 지내며 밤낮으로 술을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을 춘다는 무천(舞天)이라는 제를 연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사흘 밤낮 내내 술 마시고 노래만 불렀겠습니까. 부족회의도 하고, 부족의 기원에 대한 제천의식도 치렀겠죠. 지금의 시민정책 축제, 정책문화 축제의 원형이 우리 유전자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철학과 82학번인 이 위원장은 386세대 형성의 초창기부터 현재까지의 산증인이다. 이른바 ‘뉴라이트’로 전향한 인사들로부터 아직도 조직운동에 몸을 담고 있는 인사들까지 두루두루 꿰고 있다. “본격적으로 진보·보수의 재구성으로 나가야 합니다. 세상이 다원적인데 어떻게 하나의 담론만 있을 수 있나요. 걱정되는 것은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질적인 변화의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겁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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