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재개된 외계인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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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스크린]20년 만에 재개된 외계인 침공

제목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Independence Day: Resurgence)

제작연도 2016년

제작국 미국

러닝타임 120분

장르 SF, 액션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출연 빌 풀먼, 리암 헴스워스, 제프 골드블룸

개봉 2016년 6월 22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독일 태생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연출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우리가 기억할 만한 그의 영화들이란 논리와 개연성을 배제한 채 전적으로 규모와 볼거리에 의지하고 있는 SF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유니버설 솔저>, <스타게이트>, <고질라>, <투모로우>, <2012> 등은 작정한 상업영화의 전형을 일관되게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는 역설적으로 그의 영화가 복잡한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검증된 오락영화라는 다른 측면의 신뢰를 쌓기도 했다. 덕분에 대중들은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를 기억하고 있고, 즐기기 위해 그의 이름 앞에서 기꺼이 지갑을 연다.

많은 흥행작들 중에서도 1996년 발표된 <인디펜던스 데이>는 에머리히의 입지를 굳건히 다진 작품이다. 당시는 CG 특수효과가 과도기이던 시기였기에 도시 하나를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외계우주선이 등장하고 백악관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거침없이 날려버리는 파괴 장면 등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SF, 액션, 재난영화의 신기원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그의 집착적 장기가 되어버린 거대한 스케일에 대한 당시의 화제는 뻔뻔한 억지설정과 무책임한 결말에 대한 지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1996년 전 세계 흥행 1위에 등극시켰고, 69회 아카데미상 시각효과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그의 작품목록을 눈여겨 들여다 보면 의외의 작품들도 존재한다. 멜 깁슨 주연의 역사극 <패트리어트: 늪 속의 여우(2000)>나 셰익스피어 대리작가 음모론을 다룬 드라마 <위대한 비밀(Anonymous. 2011)>, 게이 퍼레이드의 시초가 된 스톤월 항쟁을 소재로 다룬 <스톤월(2015)> 같은 작품들은 통념적인 그의 작품세계에서는 꽤나 이질적으로 보인다.

적어도 그가 때려부수는 영화로 돈을 쓸어 모으는 데 집착하는 장사꾼만은 아닐 수 있다는 여지를 제공하는 부분으로 개별 작품뿐 아니라 에머리히란 인물 자체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새로운 관심을 유발할 만하다.

어떻든 그는 새삼 대표흥행작의 속편을 20년 만에 다시 들고 돌아왔다. CG 특수효과의 발전만큼 이번에는 더욱 압도적인 규모를 보여준다. 거대한 외계우주선의 크기는 아예 대서양 전체를 뒤덮을 정도고, 일명 자가중력을 발동해 대도시 전체를 끌어올려 다른 도시 위에 쏟아붓는다. 상상만으로도 버거운 설정을 감당하기 위해 마련된 해법이란 당연히 넓은 의미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기계장치를 타고 내려온 신이라는 뜻, 고대 그리스극에서 유래한 말로 난데없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 초월적 존재를 의미)에 의존하는데, 실제로 ‘그것’은 하늘에서 내려온다.

이 작품의 완성도는 그의 오락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냥 눈앞에 펼쳐지는 거대하다 못해 황당한 장면들을 마음 비우고 바라보는 것이 표 값을 건지는 최선의 방법이다.

흥행감독 롤랜드 에머리히의 명성과 입지는 아직 건재해 보인다.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는 예상대로 개봉 첫날에만 예매율 43%대로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이변이 없는 한 그가 앞으로 계획 중인 <스타게이트> 리부트와 <인디펜던스 데이 3>의 결과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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