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헌트…인간과 요괴의 공존 판타지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터치스크린]몬스터 헌트…인간과 요괴의 공존 판타지

제목 몬스터 헌트 (捉妖記/ Monster Hunt)

제작연도 2015년

제작국 중국

러닝타임 117분

장르 판타지, 액션, 코미디

감독 라맨 허

출연 백백하, 정백연, 증지위, 오군여

개봉 2015년 11월 12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중국식 제명으로는 <착요기(捉妖記)>라고 표기되는 <몬스터 헌트>의 연출을 맡은 ‘라맨 허’ 감독은 1989년 드림웍스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입문해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다양한 작품의 캐릭터 디지인과 <슈렉> 1·2편의 애니메이션 감독을, 3편에서는 공동연출을 맡으며 할리우드에서도 재능을 인정 받은 인물이다. 덕분에 <몬스터 헌트>는 할리우드의 최첨단 컴퓨터그래픽 기술력을 총동원할 수 있었고, 라맨 허는 이를 능란하게 조율하며 쌓아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작품을 기획하면서 그는 중국의 고전에서 모티브를 찾았다고 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신화집 <산해경(山海經)>과 17세기 청나라 초기 포송령이 지은 소설집 <요재지이(聊齋志異)>에 등장하는 ‘탁요’에서 힌트를 얻어 이야기를 확장시켰다. 요재지이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천녀유혼>, <화피> 같은 작품들의 원작이 실려 있기도 하다.

아주 먼 옛날, 세상을 지배하려는 인간과 요괴의 전쟁이 있었고, 전쟁에 패한 요괴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그들만의 세상을 꾸렸다. 하지만 내란이 일어났고, 오랜 시간 왕위를 지키던 요괴왕은 피살당하고 충신들이 몰살되자 왕비는 마지막 순수혈통이 될지도 모를 왕자를 임신한 채 인간세상으로 도피한다. 뒤를 쫓던 요괴들에게 피습당해 목숨이 위태로워진 왕비는 우연찮게 마주친 절름발이 청년 ‘청음(정백연 분)’의 몸에 왕자를 옮긴 후 숨을 거두고, 청음은 졸지에 임신(?)한 몸이 되어 왈가닥 요괴 사냥꾼 처자 ‘소람(백백하 분)’의 표적이 되고 만다. 어떻게든 요괴왕자를 팔아치우려는 소람과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청음 사이의 불협화음 사이에는 점차 사랑이 싹트고, 그 사이 왕자를 노리는 인간과 요괴들의 암투는 더욱 거세진다.

간만에 참 순수한 영화를 본 기분이다. 무난한 이야기 전개와 순수하고 정감 어린 캐릭터, 정교하게 설계된 CG 합성과 거침없이 시원스런 액션 장면들은 코믹 판타지라는 장르의 특성상 유치할 수도 있으리라는 선입견을 조곤조곤 무너뜨린다. 특히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으로 감정과 표정이 묘사된 요괴들의 혼신의 연기는 감탄사를 연발케 한다. 국내 모 대출업체 광고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아기요괴 ‘우바’의 징그러운 듯 귀여운 듯 알 수 없는 애매함은 계속 보고 있자니 은근한 중독성까지 동반한다. 합을 맞춘 인간배우들의 조합도 탁월하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젊은 피 백백하, 정백연의 티격태격 사랑싸움은 귀엽고, 과거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추억케 하는 증지위, 오군여의 니글니글한 콤비 개그도 꽤나 반갑다. 또 비중이 크진 않지만 탕웨이, 장위, 금연령 등의 배우들도 작품의 신뢰를 높이는 데 제몫을 다하고 있다.

극장가에 있어 여름 휴가시즌은 1년 중 가장 큰 대목이다. 이 즈음이면 국경을 초월한 흥행전쟁이 벌어지지만 소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위세를 버텨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국인 중국에서 지난 7월 16일 개봉한 <몬스터 헌트>는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총관객 수 6500만 돌파, 흥행수익 4500억원을 기록하며 중국 역대 영화 흥행순위 1위 기록까지 뒤집었다. 아무리 인구가 많은 나라라고는 하지만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낸 수치라고 하기에는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런 힘이 갈수록 흥행작의 판도가 예측 불허해지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도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터치스크린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