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조지 퍼타키-공화당 3선 뉴욕 주지사 ‘한물간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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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퍼타키는 공화당 경선 후보 가운데 가장 리버럴한 인물로 꼽힌다. 경선 후보 중 유일하게 임신중절 합법화에 찬성한다. 주지사 시절에는 동성애자 권리 법안에 찬성했다.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공화당 후보로는 8번째로 2016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조지 퍼타키 전 뉴욕 주지사(70)는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미 정가에서 한때 주목받던 정치인이었다. 퍼타키는 1995년부터 2006년까지 세 번 연속으로 뉴욕 주지사를 지냈다. 역사적으로는 1923년 이래 공화당원으로서 세 번 연속 뉴욕 주지사를 역임한 세 번째 인물로 남아 있다. 1944년과 1948년 연속으로 대선 후보가 된 존 듀이와 제럴드 포드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지낸 넬슨 록펠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헝가리 이민자 가정 출신인 퍼타키는 뉴욕주 고향에서 시장을 시작으로 정치 경력을 쌓은 뒤 뉴욕주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에 진출했다. 1994년 중간선거에서 3선의 마리오 쿠오모 당시 민주당 주지사에 도전해 승리했다. 퍼타키의 당선은 그의 역량보다 당시 불어닥친 ‘공화당 혁명’ 바람이 큰 영향을 미쳤다. ‘공화당 혁명’은 당시 뉴트 깅리치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가 중간선거에서 ‘미국과의 계약(Contract with America)’이라는 공약을 내걸고 승리해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 이후 공화당이 40년 만에 하원의 다수당이 된 선거혁명을 말한다. 깅리치의 역할이 커 ‘깅리치 혁명’으로도 불린다. 퍼타키는 선거 2주 전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쿠오모에게 약 10%포인트 뒤졌으나 공화당 혁명 바람 덕에 역전에 성공했다. 두 번째 주지사 재임 중에 9·11 테러가 터졌지만 무난히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쯤 되면 지역 정치인을 뛰어넘어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노릴 만하지 않았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러지 못했다. 2000년 대선 때 W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의 러닝메이트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막판에 딕 체니 전 국방장관에게 밀렸다. 그 후로도 대선 때마다 출마설이 나돌았으나 매번 멈췄다.

조지 퍼타키 전 뉴욕 주지사가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엑스터에서 2016년 대선의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설 것임을 밝히고 있다. | AP연합뉴스

조지 퍼타키 전 뉴욕 주지사가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엑스터에서 2016년 대선의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설 것임을 밝히고 있다. | AP연합뉴스

퍼타키는 부시 전 대통령과 예일대 동문이다. 1964년 함께 입학했지만 3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마친 뒤 고향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다 정치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스페인어, 헝가리어, 프랑스어, 독일어도 구사한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경선 후보 가운데 가장 리버럴한 인물로 꼽힌다. 경선 후보 중 유일하게 임신중절 합법화에 찬성한다. 주지사 시절에는 동성애자 권리 법안에 찬성했으며, 입법화는 하지 않았지만 동성 결혼도 반대하지 않았다. 이민자 가정 출신답게 이민개혁에 관해서는 ‘국경 안전’은 중시하지만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는 출마 동영상에서 의회의원의 로비스트 반대와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 폐기 등을 공약으로 밝혔다.

공화당의 만년 대선 경선 후보 물망에만 오르다 출사표를 던졌지만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비록 공화당 안에서는 잘 알려지고 다른 후보에 비해 덜 보수적이지만 ‘한물간 인물’로 인식되고 있고, 특히 티파티 추종자나 복음주의자들에게는 생소한 인물로 여겨진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는 꼴찌를 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1~14일 몬머스대학이 공화당 당원과 지지 성향이 있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유일하게 0%를 기록했다.

뉴욕 주지사를 세 번 지낸 점은 퍼타키의 주요 자산임에 틀림없지만 강점은 아니다. 뉴욕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퍼타키가 9·11 테러 때 주지사로서 리더십을 잘 발휘했다고 자랑하지만 루디 줄리아니 뉴욕시장도 그랬으며, 민주당 일색인 미 동북부 주에서 주지사로서 성공했다고 하지만 (2012년 대선후보인) 밋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그랬다”고 지적했다.

<조찬제 선임기자 helpcho65@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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