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사일보다 더 위험한 위기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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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흠의 눈]북한미사일보다 더 위험한 위기 조장

연일 북한이 벌이는 퍼포먼스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전쟁 위협 속에 모든 언론과 뉴스 프로그램은 분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국민들은 정말 이러다가 전쟁이라도 나는 게 아닌가 불안에 떤다. 마치 백두산이 아직도 활화산임을 잊은 것마냥 우리가 휴전 상황이었음을 깨닫는다.

언론에서 우려하는 목소리, 모두 맞는 말일 것이다. 북한은 수십년째 미국의 경제제재 아래 묶여 있고,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떠한 탈출구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유일무이한 우방 중국의 태도도 변심한 애인같이 느껴질지도 모를 일이다. 탈출구가 고작 미사일이라니, 심정적 이해가 불가한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안쓰러운 일이다. 그것은 결국 자폭과 자멸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미사일은 남을 향해 쏘는 것일 테지만, 결국은 자기를 향해 쏘는 미사일임을 그들도 분명 알고 있을 테니, 절박한 심정으로 타이르고 싶어진다.

언젠가 외신의 보도에 이렇게 절박하고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서 너무나 태연한 우리 국민들을 보고 안일한 안보의식 운운하던 것이 떠오른다. 보수언론사 종편에서는 이것을 빌미로 자꾸 위협을 가하는 북한에 대한 혐오는 물론이고, 너무나 태연하게 반응하는 국민들을 질타하기를 멈추지 않는 모양새인가 보다. 글을 쓰기 위해 간만에 트위터에 들어가서 무슨 말이 오가는지 훑어보니, 정말이지 가관이다. 정말 나라를 걱정해서 그러는 것인지, 신이 난 것인지 잘 구분이 가질 않는다. 북한이 벌이는 미사일 위협보다도 안일한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빌미로 종북좌빨 세력 솎아내기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전쟁을 불사해야 할 시기에 류현진의 등판 경기를 기다리거나, 한화가 어서 리그 첫 승을 거두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라면 우리는 종북세력인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먼저 선제타격을 해야 한다는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통용되는 것을 보며, 이들이 과연 지금 한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을 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북한을 전쟁으로 제압하면 우리에게 평화가 보장되는가,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북한 혐오주의에 모든 생각과 냉정한 감정을 잃어버린 세력들이 벌이는 말이라는 것이 참으로 북한 미사일보다 더 위험하게 느껴져, 아예 입을 닫아버린 하루다.

우리의 시각은 미국이나 일본의 것과 달라야지만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다. 고립된 북한의 문제는 곧 우리의 문제로 현실화하는 것을 지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음에도 계속 반복되는 것이 마음 아프다. 부디 정부가 얼른 먼저 대화에 나서 북한을 진정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북한이 이처럼 극렬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키 리졸브 훈련 때문이라면 통상적인 훈련이라며 북한에 설명하고 이해시킬 책임이 분명 우리에게도 있지 않은가.

그나저나 북한 미사일보다도 나는 프로야구 개막전 이후 10연패한 한화의 성적이 더욱 가슴 시리다. 스포츠라는 것이 꼭 흘린 땀방울만큼의 성과를 내는 것이 당연하다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다. 자신이 가진 능력보다도 오늘도 질지 모른다는,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매너리즘이 결국은 경기를 지배한다는 것을 다시 일깨우는 것 같다. 야구를 아끼고 아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한화가 첫 승 후에 10연승하는 날이 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지지 않는다는 멘탈로의 전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한화가 보여줬으면 좋겠다. 힘내라, 한화.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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