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의 눈]미래를 생각해도 녹록지 않다](https://img.khan.co.kr/newsmaker/1188/20160816_82.jpg)
지금 많은 이들이 일자리 불안에 떠는데, 미래를 생각해도 녹록지 않다. 일자리의 미래에 닥쳐올 흐름들을 정리해보자.
1. 기업과 일자리의 수명이 짧아진다. 반면에 인간의 수명은 길어진다. 2. 대량생산시대의 매뉴얼화된, 정형화된 일자리가 준다. 어정쩡한 중간기술 수준의 직업이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다. 3. 나중에는 저급한 기술 수준의 일자리도 많은 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4.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욕구가 세분화되고, 이를 추적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롱테일 법칙이 작동한다. 대량의 수요뿐만 아니라 조그만 수요를 충족해주는 일자리도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게 된다. 5. 기계가 대체하지 못하는, 창의성을 발휘하고 고차원의 사고능력이 필요한 일자리의 가치는 커진다. 6. 비효율적인 분야가 효율화된다. 예를 들어, O2O 서비스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배달의 민족’ 같은 앱의 등장으로 배달시장이 효율화된다. 그전에는 어떤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배달하려면 책자를 살피거나 해서 직접 알아보고 골랐는데, 이제는 배달의 민족 같은 곳에 들어가서 별점이나 리뷰를 보고 주문할 수 있다. 그러면서 중간에서 돈을 벌던 콜택시 업체나 배달업체들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는다.
7. 그러면 이른바 의사나 판·검사가 되면 미래가 보장될까. 그렇지 않다. 미래에는 스펙의 효용성, 라이선스의 가치도 떨어진다. IBM의 ‘왓슨’은 가장 최신의 의학지식과 논문을 섭렵해서 가장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하고 조제까지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다. 변호사가 하는 많은 일 중의 하나는 어떤 사건에 적용할 판례나 법률규정을 찾는 건데, 그걸 훨씬 잘하는 서비스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런 서비스들이 변호사가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국내에서도 라이선스 직업의 직무 하향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들이 부동산 중개업무를 하겠다고 하고 있다. 등기업무를 한 지는 오래됐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기를 쓰고 아이들에게 의사와 변호사를 시키려고 한다. 물론 이런 기계가 도입되더라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변호사로서의 업무, 의사로서의 업무들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기계가 이들 일자리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이다.
이런 시대에 솔루션 중 하나는 직장이 아닌 직업을 찾는 것이다. 예전에는 삼성전자라는 ‘직장’에 들어가면 미래가 보장되는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이젠 그렇지 않다. 삼성전자에 다니다가 50대 초반에 나와서 치킨집이나 중국음식점을 차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하고 50대 초반에 직장에서 쫓겨나면 노후가 불안하다. 그래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가치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직장에 다니는 동안 찾아야 한다. 노후가 길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늦게까지 일하며 소득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 변화가 일어나고 세상 흐름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평생 하나의 직업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여러 개의 직업을 갖는 게 오히려 적절하다. 다만 그게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고, 기존에 하던 일과 이어질 수 있는 일이라면 더욱 좋다. 이를 위해서는 평생 학습하고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원이 있을 때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 55세에 퇴직한다면 40~45세에는 다음 직업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는 게 좋다. 최대한 현재 커리어의 정점에 있을 때 다음 단계로 건너뛰어야 한다. 55세에 퇴직한 뒤에야 뭘 할지 찾아서는 늦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선대인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