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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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 눈]40대의 반란?

이번 대선에서는 40대의 표심이 유난히 강조되고 있다. 40대의 표심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40대는 전체 유권자 중 단일세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지난 19대 총선을 기준으로 유권자 분포를 살펴보면 전체 유권자 4018만5119명 중 40대 유권자는 882만3301명으로 전체 유권자 대비 21.9%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지난 18대 총선 때에도 40대는 전체 유권자 대비 22.6%를 차지해 당시에도 단일세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었다. 이런 이유로 40대의 표심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이것이 관심을 받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40대는 2030과 행동을 같이할 수도 있고 5060과 행동을 같이할 수도 있는 이른바 ‘낀 세대’ 혹은 ‘틈새 세대’이기 때문이다. 40대는 민주화 운동의 마지막 세대다. 그러니까 이들은 대학가를 휩쓸던 시위 열풍의 마지막 세대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사고는 매우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사고는 젊은 시절이나 어린 시절의 경험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유럽의 대학가가 시위의 열풍에 휩싸였던 1968년 전후에 대학을 다녔던 이른바 유럽의 68세대도 다른 세대들에 비해 진보적이라는 사실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40대는 동시에 가정이라는 짐을 지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세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40대는 한마디로 ‘몸은 보수 머리는 진보’인 세대로 평가할 수 있다. 그래서 40대는 경우에 따라서는 진보적 정치성향을 보일 수도 있고, 반대로 보수적 성향을 드러낼 수 있는 세대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각 정당들은 이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세대가 자신들의 편이 되는 순간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 40대는 또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 세대는 2030세대보다 투표에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디지털 시대의 첫 번째 세대여서 2030세대보다는 디지털 세상의 적응력이 떨어지고, 그래서 한마디로 어정쩡한 디지털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빠른 동원이 가능한 SNS에 관한 한 2030세대보다는 덜 민감한 세대라고 할 수 있지만 투표 참여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니까 투표 참여면에 있어서는 5060과 같은 패턴을 보인다는 말이다.

지난 19대 총선의 경우 이들 40대의 투표율은 전체 투표자 대비 21.2%에 달했는데 이런 비율은 2030세대에 비해 상당히 높은 투표율이다. 문제는 이번 대선에서 지난 총선만큼의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40대의 투표율은 경제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경제위기가 올 연말에 더욱 심화하 면 40대의 투표율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40대의 투표율이 이런 이유로 높아진다면 이는 누구에게 유리할까? 미국의 경우 경제위기가 심화하면 보수가 유리한데 우리도 이런 등식의 적용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미국과는 달리 경제위기가 심화하면 정권심판론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노무현 정권 말기를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데, 당시 체감경기가 너무 나빠 정권심판론이 드셌고 그 덕을 이명박 후보가 톡톡히 봤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경제위기가 심화하면 여당에 불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즉 40대가 정권심판론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몸과 머리가 모두 야당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인데, 상황이 이렇게 되면 여당은 정말 어려운 상태에서 대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여당이 두려워할 것은 야권후보 단일화뿐만 아니라 바로 경제위기의 심화와 그에 따른 40대의 야성화(野性化)라는 것이다.

신율<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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