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원작 실망스러운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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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조이앤컨텐츠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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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블리츠 (Blitz)

제작연도: 2011년

러닝타임: 87분

장르: 범죄, 액션

감독: 엘리어트 레스터

출연: 제이슨 스타뎀, 패디 콘시딘, 에이단 질렌

개봉: 2011년 12월 8일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배우 ‘제이슨 스타뎀’의 이름은 이제 하나의 상표가 되고 있다. 1972년 영국 출생인 그는 국가대표 다이빙 선수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도 있는데, CF 감독 출신인 가이 리치의 눈에 띄어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1998)에 캐스팅됨으로써 영화계에 첫발을 디뎠다. <레옹>, <제5원소>로 유명한 프랑스 감독 뤽 베송의 기획 하에 2002년부터 시작된 <트랜스포터> 시리즈는 액션배우로서의 그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게 한 작품이다. 이후 미국과 유럽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그는 액션스타로서 변함없는 신뢰를 쌓고 있다. 이번 작품 <블리츠>는 탄탄한 원작에 대한 무게감이 더해져 그의 팬들에겐 더욱 새로운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품이다.

매번 과격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해 언론의 질타를 달고 다니는 형사 톰 브랜트(제이슨 스타뎀 분). 문책하는 심리상담사에게 경찰이라는 신분이라도 가지고 있어 다행이지 그렇지 못했다면 정말 큰일을 낼지도 모른다며 반박하는 그의 협박 아닌 협박은 농담이 아니다. 그즈음 엽기적인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언론을 통해 자신을 블리츠(Blitzkrieg·기습공격)라고 공개한 연쇄살인범 베리 바이스(에이단 질렌 분)는 경찰만을 표적으로 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담한 살인을 벌인다. 전대미문의 엽기적인 사건은 영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지만 정작 이를 해결해야 할 경찰들은 공포와 불안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결국 절친한 상관 로버츠 경감까지 잔인하게 살해당하기에 이르자 브랜트는 자신만의 원초적 수사본능을 다시 발휘하기 시작한다. 더불어 유능한 수사능력에도 불구하고 게이라는 이유로 동료들에게 무시당하고 있던 포터 내쉬(패디 콘시딘 분)와 협력하기로 작정한다. 두 사람의 협력으로 용의자 베리 바이스는 어렵지 않게 검거되지만 문제는 주도면밀하게 실행된 그의 범죄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 결국 베리는 유유히 석방되고 사건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이제 브랜트는 합법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범죄를 처단할 최후의 방식을 실행한다.

이 작품은 소설가 켄 브루언이 집필한 일명 ‘톰 그랜트’ 연작으로 불리는 범죄소설 시리즈 중 하나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켄 브루언은 ‘잭 테일러’ 시리즈와 ‘톰 그랜트’ 시리즈 등을 대표작으로 하고 있는 중견작가로 얼마 전 국내에서도 개봉했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와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로 유명한 마이클 코널리와 함께 전 세계 스릴러 소설계를 양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블리츠>는 그의 대표 연작인 ‘톰 그랜트’ 시리즈의 절정이라 평가받았던 독립된 동명의 화제작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라 더욱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더구나 각색을 맡은 인물이 독특한 아이디어와 설정으로 2009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기록된 <더 문> 한 편으로 각본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나단 파커로 알려지며, 영화화에 대한 기대는 더더욱 상승했다.

하지만 막상 공개된 영화는 주연배우나 각본에 대한 기대가 민망하리만큼 평범한 B급 액션물에도 못 미치는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이 작품을 위태롭게 만드는 다양한 요소들 중 가장 눈에 띄는 문제가 바로 이야기 구성과 사건 전개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작을 지혜롭게 응축하지 못한 평면적인 각색은 설득력 없는 인물과 단편적 사건만 나열하는 데도 숨이 차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어떠한 감흥과 재미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소위 범죄스릴러나 액션물에 등장할 만한 요소들이 모두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진부하게 관객들의 시간을 허비하는 이 작품은 뮤직비디오와 CF 연출 출신으로 장편영화 데뷔를 감행한 엘리어트 레스터 감독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최원균<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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