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격, 현실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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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 눈]경기도 포격, 현실화 될까

연평도에 대한 공격이 도발과 다른 점은 우리의 영토에 거주하는 민간인도 공격 대상으로 했을 뿐 아니라, 공격 직후 자신들의 행위임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이다.

북한이 이번에는 경기도 지역에 포격을 가하겠다는 위협을 했다. 도발의 일반적인 패턴은 한번 일을 저지르고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다시 일을 터트리는 것이 상식인데, 이번에는 왜 이럴까? 그것은 ‘도발’과 ‘공격’은 다르기 때문이다. 도발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집적거려 일이 일어나게 ‘만든다’는 뜻이다. 즉, 도발이란 상대를 화나게 하거나 약을 올려서 상대의 허점을 노리는 것으로, 허점이 발견되거나 도발 행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반응을 상대방이 보이면 이를 이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반면 공격은 다르다. 공격의 경우는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행위를 하게끔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명확한 의사 표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공격 행위에서는 상대의 ‘기대 행위’ 혹은 ‘기대 반응’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자신의 뜻을 분명히 전달함이 주된 목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천안함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끝까지 자신의 행위가 아니라고 우기거나, 북방한계선(NLL)이나 군사분계선과 같이 분쟁의 소지가 있는 지역에서 군끼리 충돌을 유도함으로써 ‘교전’을 가장, 국제적 비난을 피할 수 있는 예비적 조치를 강구한다. 하지만 연평도 사태는 다르다. 연평도에 대한 공격은 대한민국의 영토 주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스스로가 그어놓은 이른바 ‘해상분계선’에서도 연평도와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5도로 가는 길은 1.6㎞나마 길을 열어놓았다. 이는 북한도 서해 5도에 대한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인정한다는 의사 표시인데, 바로 그 영토를 공격했다는 사실은 일종의 전쟁행위라고 보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또한 연평도에 대한 공격이 도발과 다른 점은 우리의 영토에 거주하는 민간인도 공격 대상으로 했을 뿐 아니라, 공격 직후 자신들의 행위임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이다. KAL 858기 사건도 민간인에 대한 공격행위라고 할 수 있지만 자신들의 행위였음을 은폐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도발과 공격을 구분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도발의 경우 상대방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상당 기간 휴지기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공격의 경우는 자신의 확고한 의사 표현적 성격이 강하므로 한번 공격해서 자신의 의사 표현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후속 공격을 감행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강도를 높일 확률은 매우 높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평도에 대한 공격이 도발이 아닌 진정한 공격이라고 생각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몇 달의 휴지기를 갖고 다시 도발하기 보다는 1차 공격 이후 몇 주 안에 2차 공격을, 그것도 한층 강도 높은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런 전제를 놓고 볼 때 북한의 협박은 허언이 아닐 확률이 높다.

과거 북한은 협박을 하면 거의 그 협박을 실행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앞서 언급한 공격의 속성상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도무지 답이 안 나온다. 전면전을 각오하고 한판 붙을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다른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을 우리의 의사대로 움직일 수 있는 힘도 없다. 그렇다고 지금 포용정책으로 유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민들의 대북감정이 악화될 대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어쩌다 이런 지경에 빠졌을까? 그 이유는 분명하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일관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뚜렷한 방향성조차 없었다. 상대에게 분명한 시그널을 줄 수 없는 대북정책이 그 원인 제공자라고 할 때, 현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예측 가능한 대북정책이 있어야 한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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