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라 오나라~ 드라마 안 보면 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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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잇따른 대박 못지 않게 최근 각 방송사가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어 '드라마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MBC 〈대장금〉을 비롯해 얼마 전 끝난 SBS 〈천국의 계단〉, KBS 〈상두야 학교 가자〉, 그리고 SBS 〈발리에서 생긴 일〉 〈햇빛 쏟아지다〉, KBS 〈낭랑 18세〉 등 많은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을 안방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주)효성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 현상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편집자〉

(주) 효성 편

수다 떤 사람들

이승욱(30, 지원본부 총무팀)

김주연(28, 지원본부 인사팀)

김미지(26, 전략본부 경영전략팀)

황정화(26, PP경영지원팀)

김혜진(25, 폴리에스터 마케팅팀)

정유조(22, 전략본부 경영혁신팀)

정리 임형도 기자

사진 김석구 기자

[시사수다]오나라 오나라~ 드라마 안 보면 간첩?

정유조 : 집에 TV가 없거든요. TV 없이 산 지 4, 5년 정도 되나.... 그래서 전 드라마를 인터넷으로 봐요. 〈천국의 계단〉을 참 열심히 봤는데요. 권상우 보려구요. 근데 여자들만 그런 줄 알았는데 남자들도 그런다면서요? 좋아하는 탤런트 보려고 드라마 본다구요. 정말 그런가요?

김주연 : 남자는 사람 아닙니까. 남자나 여자나 예쁘고 잘 생긴 사람 보면 기분이 좋은 게 인지상정이죠. 전 송혜교씨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요즘 밤 11시 이전에 들어간 적이 거의 없어서 새로 시작한 〈햇빛 쏟아지다〉를 못보는 게 안타까워요.

김미지 : 그렇게 바쁘면 재방송을 보면 되죠?

[시사수다]오나라 오나라~ 드라마 안 보면 간첩?

김미지 : 재방송은 주로 낮 2, 3시 정도에 하는데?

김주연 : 하루 종일 잡니다.

이승욱 : 인터넷으로 드라마 보는 거 유료 아닌가요?

정유조 : 편당 500원이에요. 지난번에 〈올인〉 때문에 돈 많이 들었어요.

이승욱 : 드라마도 브랜드가 있는 것 같아요. PD나 작가를 보고 드라마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주인공도 중요하지만 PD나 작가가 누군지도 고려해요. 이병훈PD를 좋아해서 학교 다닐 때는 〈허준〉 참 열심히 봤어요. 보고 친구들한테 주절주절 말해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대장금〉을 못 보네요.

황정화 : 저도 〈대장금〉은 거의 못 봤어요.

김미지 : 정화씨도 늦게 들어가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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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 전 진짜 〈대장금〉을 한 번도 안 봤어요.

이승욱 :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김혜진 : 전 예전에 〈전원일기〉를 잘 봤거든요.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꼭 그거 봤는데. 요즘은 그런 가족적인 드라마가 없는 거 같아요. 

김미지 : 드라마 열풍에는 인터넷이 큰 몫을 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시청자 참여라는 게 방송사에 전화하거나 편지 보내는 정도에 그쳤는데, 지금은 카페도 여러 개 생기고 폐인도 생기고 그러잖아요. 한 드라마를 매개로 네티즌들이 한꺼번에 모이니까 자연히 열풍이 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김혜진 : 요즘은 드라마마다 홈페이지도 만들어서 '다시보기' '미리보기' '사진보기' 등도 감상할 수 있잖아요. 드라마마다 팬카페도 바로 생기구요. 게시판도 장난 아니더군요.

정유조 : 드라마와 관련된 소품이나 제품도 굉장히 많아졌어요. 동대문 같은 데 가면 '최지우, 권상우가 한 목걸이' '〈여름향기〉에서 송승헌과 손예진이 한 목걸이' '〈올인〉에서 송혜교가 입었던 옷' 같은 문구를 걸어놓은 제품이 상당히 많거든요. 그걸 보고 드라마 열풍을 실감해요. 

황정화 : 저도 하나 산 적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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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지 : 조인성씨 패션이 죽여주던데요.

김주연 : 직장인들이 드라마 얘기를 많이 하는 걸 봐도 드라마를 많이 보긴 하나봐요.

김혜진 : 왜 직장인들이 드라마를 많이 본다고 생각해요?

김주연 : 요즘 편하고 기분 좋은 얘깃거리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요? 정치, 경제, 교육 뭐 하나 즐거운 주제가 없잖아요. 유쾌하면서 무겁지도 않고 또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는 얘깃거리가 드라마밖에 없는 거죠. 드라마 내용이나 등장인물들 얘기하다보면 안 보던 사람도 드라마를 보게 되는 거죠. 대화에 끼어야 하니까요.

황정화 : 맞아요. 드라마를 안 보면 점심시간에 대화하는 데 낄 수 없어요. 드라마를 안 보면 한마디로 왕따당하는 거죠. 

김주연 : 선전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 하나 시작하면 스포츠신문은 물론이고 각 일간지도 으레 등장인물 인터뷰하고 그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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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화 : 투자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수익이 그만큼 나오니까 투자하는 거겠죠?

김미지 : 수출로 얻는 수익도 상당하다잖아요. 그런 거 보면 한류도 드라마 열풍에 한몫을 담당하는 것 같아요.

황정화 : 내용도 다양해졌어요. 〈낭랑 18세〉도 내용이 참 특이하잖아요.

김혜진 : 연상연하 나오는 〈천생연분〉도 그래요.

김주연 : 한편으론 볼 게 없어서 드라마를 본다는 사람도 많아요. 한때 오락프로그램이 꽤 인기였는데 이 방송에서도 그 사람, 저 방송에서도 그 사람이 나오니까 식상해졌죠. 그래서 드라마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이승욱 : 무엇보다 우선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나와야 흥행한다고 봐요. 가끔 감초처럼 나오는 사람도 재밌긴 하지만 일단은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나와야 합니다.

김미지 : 아무래도 전반적으로 드라마의 질적 수준이 높아진 게 가장 큰 원인이겠죠.

황정화 : 하지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게 많아요. 누누이 지적되는 것인데 좀처럼 고치지 않더라구요.

김혜진 : 맞아요. 전혀 나아지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김미지 : 그래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시청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죠.

김혜진 : 혹시 방송국에서 나온 분?

정유조 : 몇 달 전에 서글프다면 서글픈 경험을 했는데요. 아주 친한 친구들이 있는데 그 모임에 나갔을 때였어요. 제가 조금 늦었는데 술집에 들어갔더니 저는 전혀 반기지 않고 분위기가 아주 숙연한 거예요. 무슨 일 있나 하고 눈치를 보는데 전부 한 곳에 집중해 있는 거였어요. 텔레비전이었죠. 그게 〈올인〉이었어요. 그런 현상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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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 전 상대 남자 배우를 부러워하면서 봐요. 송혜교씨의 상대역을 굉장히 부러워하죠.

김미지 : 드라마 전개도 상당히 빨라진 것 같지 않아요? 예전에는 하나의 상황을 갖고 몇 회에 걸쳐 질질 끌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 걸 거의 볼 수 없어요. 

이승욱 : 맞아요. 만날 듯 말 듯 하는 식의 전개는 정말 짜증나요. 〈천생연분〉 보니까 만나고 결혼하고 애 낳기까지 엄청나게 빨리 진행하더라구요.

정유조 : 〈대장금〉 보면서 느낀 건데 발단-전개-절정-결말로 짜인 구성이 매편 나와요. 예전에는 몇 편에 걸쳐서 전개되던 상황을 요즘은 한 편에 압축해서 보여주니까 무척 재미있어요. 한 편을 빼먹어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하니까 계속 보게 만드는 거죠.

김혜진 : 전 착한 사람이 궁지에 몰리는 장면은 거의 못 봐요. 그런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리죠.

이승욱 : 위험을 헤쳐나갈 때는 카타르시스를 느끼잖아요?

김혜진 : 그런 장면은 꼭 보죠. 

황정화 : 좋은 드라마가 많이 나오긴 하는데 옛날의 〈여명의 눈동자〉나 〈모래시계〉같이 큰 감동을 주는 드라마는 안 나오는 것 같아요.

이승욱 : 아, 〈모래시계〉 말 나오니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요.

김혜진 : 무슨 일 있어요?

이승욱 : 제겐 〈모래시계〉에 관한 안 좋은 추억이 하나 있어요. 20대 초반이었어요. 제가 〈모래시계〉의 엄청난 팬이었거든요. 그런데 8부까지밖에 못보고 그만! 입대하고 말았어요. 다른 건 괜찮았는데 〈모래시계〉를 보지 못한다니 눈물이 나더라구요, 정말. 휴가 나와서 〈모래시계〉가 비디오로 나왔다구 해서 찾았거든요. 그런데 그만... 비디오가게 가서 보니까 3편 정도로 압축한 거였어요. 그것을 보는 순간, 저는 속았다는 생각에 이를 부드득 갈았죠. 그것은 저를 두 번 죽이는 거였어요.

김혜진 : 정말 슬펐겠다. 

이승욱 : 근데 왜 얼굴은 웃는 거죠? 슬프다면서.... 그때도 요즘처럼 팬카페가 있었으면 〈모래시계〉 팬카페에 가입했을 거예요. 

김미지 : 지금도 있어요.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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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지 :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사람들이 점점 비주얼에 관심이 많아지는 것도 드라마 열풍의 한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대신 책을 안 읽는다는 것을 봐도 그렇잖아요.

정유조 : 도서판매량은 늘었다는데요?

김미지 : 문학작품 같은 건 거의 안 팔리지 않나요?

이승욱 : 장식용으로 사면 좋은데.

김미지 : 아무튼 드라마 열풍도 좋지만 책도 많이 봤으면 해요. 특히 청소년들은요. 아무래도 비주얼은 책보다 상상력을 덜 자극하지 않을까요?

황정화 : 드라마 열풍 뒤에 우리 사회가 현재 우울하다는 점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착잡하네요. 정치든 경제든, 우리 사회가 얼른 환해졌으면 해요.



우리 회사는요~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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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지난 40여 년간의 풍부한 경험과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관산업 분야를 선도하는 한편,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국내외 시장에서 신뢰와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특히 해외 30여 개의 현지법인과 해외지사를 통해 글로벌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타이어코드-스판덱스-중전기 등 주력 제품들에 대한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해나감으로써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효성은 이제 미래 첨단산업 사회를 이끌어갈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미래전략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의 중추 구실을 하는 중간재 생산에서 첨단 정보화 사회를 이끌어갈 디지털 기기까지, 효성은 '고객중심경영'을 바탕으로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다.

이상철〈(주)효성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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