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방치하면 실명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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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색깔이 들어가는 질병이 있다. 황열병, 청색증, 흑사병 등이 대표적이다. 질병명 자체에 질병으로 인한 신체의 변화를 그대로 담고 있어 직관적이다. 병의 위중성이 더해져 무시무시한 느낌을 준다. 안과 질환으로는 백내장과 녹내장이 있다. 백내장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안구의 수정체가 하얗게 변성돼 시력감퇴에 이르는 질환이다.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금연과 같은 생활습관 변화도 녹내장 발병가능성을 낮춘다. / 연합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금연과 같은 생활습관 변화도 녹내장 발병가능성을 낮춘다. / 연합

녹내장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놓고선 의견이 갈린다. 급성 녹내장으로 인해 각막부종이 나타남에 따라 눈 색깔이 연한 청색이나 녹색으로 보여 이름이 붙었다는 설과 말기에 이르면 동공의 색이 녹색으로 보여 녹내장이라는 병명이 생겼다는 설이 있다.

전체 녹내장 환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급성 녹내장은 안압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시신경이 손상돼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눈 충혈이 심해지고 어지럼증, 시력감퇴,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급성 녹내장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즉시 안과를 방문해 2~3시간 안에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반면 대부분의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된다.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머리가 무겁고, 불빛을 보면 빛무리가 나타난다.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듯 답답하고 시야가 좁아진다. 시력이 떨어짐을 느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경과한 상황일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정상안압에 녹내장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녹내장 환자 10명 중 7~8명이 정상안압 녹내장이다. 많은 사람이 의아하게 여기는 점이다. 녹내장은 높은 안압이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시신경이 약해져 정상 범위의 안압에서도 손상된다. 시신경이 약해지는 원인으로는 노화와 근시를 꼽는다.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으면 약한 시신경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정상안압 녹내장이라면 기본적으로 안압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안압 검사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들다.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한다면 시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40세 이상이거나 근시가 있다면, 또 고혈압과 당뇨 등이 있거나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안과를 찾아 검진받기를 권한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박영순 안과전문의

녹내장은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이미 손상된 시력은 회복할 수 없다. 예방과 조기 발견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녹내장은 방치하면 ‘실명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관리질환’이 된다. 꾸준한 검진과 함께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으로 녹내장의 발병 가능성을 낮춰보면 좋겠다.

첫째, 차분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다혈질인 사람은 녹내장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항상 편안한 마음을 갖고 흥분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둘째, 금연이다.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이로 인해 시신경과 연결된 혈류에도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셋째, 평상시 편안한 복장으로 생활한다. 몸을 압박하는 옷을 입거나, 넥타이를 꽉 조여 매면 안압이 상승한다. 넷째, 복압을 높이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벤치 프레스, 윗몸 일으키기, 관악기 연주 등은 복압과 안압을 상승시켜 녹내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고혈압과 같은 전신질환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박영순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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