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위암, 음식 종류보다 섭취법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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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발병 건수에서 갑상선암에 앞 순위를 넘겨줬으나 위암은 여전히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의료계는 물론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예방 및 치료법을 위한 투자가 지금도 이뤄지는 질환이다.

신성관 연세암병원 위암센터 교수가 위내시경 검사 결과를 보며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신성관 연세암병원 위암센터 교수가 위내시경 검사 결과를 보며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 연세암병원 제공

1999년 도입돼 2002년부터 전 국민으로 확대된 국가암검진 사업에서도 위암 검진은 중점 사업이다. 40세 이상의 국민에게 2년마다 위내시경 또는 위장 조영술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1년 이후 위암 발병은 감소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전체 암 발병 2위, 전체 암종별 사망 4위로 매우 위협적인 질환이다.

신성관 연세암병원 위암센터 교수(소화기내과)는 “최근 국내 위암 발생 추이를 보면 국내 인구 고령화에 따라 전체 위암환자 중 75세 이상 초고령 위암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에 비해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초고령 환자는 중·장년층에 비해 불리한 신체·생리적 및 경제적 조건을 지니고 있어 의료계와 국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신 교수는 지적했다.

위장은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음식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장기로 섭식과 암 발병이 깊은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위암이 한국인의 다빈도 암이 된 이유도 짠 음식 위주의 식단임이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싱거운 식단 구성과 함께 면역력 및 위 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건강식과 기능성 식품을 찾는 노력이 일반적인 건강법이 된 지 오래다.

신 교수는 ‘무엇을 먹느냐’는 문제뿐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에도 관심을 가져야 위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 연구에서 대부분 한국인의 평균 한끼 식사시간은 10~15분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급한 식사시간은 우리 뇌가 포만감 신호를 내보내 식사를 마치게 하는 시간보다 짧아 과식하기가 쉽다. 반복적인 과식과 불규칙한 식사시간 그리고 동반되는 폭식 등은 위를 만성적으로 자극하고 지치게 한다.

신 교수는 개인에 따라 하루 중 가장 여유로울 때를 정해 천천히 먹어 보는 식사 습관의 실천을 권장한다. 천천히 먹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음식을 더 잘, 많이 씹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평소보다 적은 섭취량으로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예방과 더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신 교수는 “요즘 국내에서 발생하는 위암의 70%는 조기 위암 단계에서 진단된다”면서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만 받는다면 5년 생존율이 90%를 상회할 정도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소 2년에 한 번은 위암 검진을 꼭 받고, 직계 가족 중에 위암환자가 있거나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등을 진단받아 고위험군에 속하는 이들은 담당의사와 상의해 검진 시기를 조율하는 게 좋다.

조기 진단의 이점은 치료 편의성에도 있다. 주변 림프절 전이 없이 암 조직이 위 점막층에 국한돼 있고, 크기가 크지 않으면 내시경 치료(내시경 점막하 박리술)만으로도 수술 못지않은 치료 효과와 장기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내시경 치료는 암 제거 후에도 위 구조를 보존할 수 있고, 3일 내외의 입원 후 바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신 교수는 “그동안 축적된 위암의 내시경 치료 경험과 내시경 기기의 발전으로 위에서 언급한 치료 범위보다 더 넓은 위암 환자군에서 내시경 치료를 시도하고 있으며, 현재 이와 관련된 연구가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박효순 의료전문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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