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함께하는 IT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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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누구보다 고통받는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민이다. 각국 정부나 자선단체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나서고 있다. 특히 IT업계의 행보가 눈에 띈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애플, 일렉트로닉아츠(EA),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은 러시아에서 자사 모든 제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구글, 메타(페이스북)는 러시아 정부가 유포 중인 허위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 러시아 정부의 선전활동을 지원하는 콘텐츠와 광고를 차단했다.

이치(itch) 홈페이지 캡처

이치(itch) 홈페이지 캡처

지난 2월 28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빅테크 기업 중 처음으로 ‘전쟁 반대’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디지털 기술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크라이나의 비극이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침략이며 인터넷 기반의 사이버 공격과 허위정보 유포가 벌어지는 디지털 전쟁이라고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금융, 농업, 응급의료, 인도주의적 지원활동, 에너지 분야 등 우크라이나의 민간 부문을 대상으로 하는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이 탐지되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 유럽 나토, 미국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인텔 또한 공식 성명을 통해 명확하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다. 그리고 구호활동을 위해 120만달러(약 15억원) 규모의 직원 기부 및 매칭 캠페인을 개시했다. 직원들은 폴란드, 독일, 루마니아 등 주변 지역에서 난민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 게임업계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치(itch.io)는 게임 제작사, 전자책 출판사 등과 협력해 ‘번들 포 우크라이나’라는 이름으로 998개의 콘텐츠(6500달러 상당)를 묶어 10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받고 판매했다. 630만달러를 모았고 모든 수익금을 자선단체, 국제 의료 봉사단, 보이스 오브 칠드런에 기부한다. 험블번들(Humble Bundle)도 마찬가지로 123개 콘텐츠를 40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받고 판매했는데 마감 3일 전 기준으로 1200만달러 이상을 모았다.

국내 IT 기업들은 외국 기업에 비해서는 소극적인 편이지만 그렇다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는 기업들이 없는 건 아니다. 카카오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암호화폐 클레이 300만개(약 42억원)를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게임업체 펄어비스는 국경없는의사회에 1억원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여러 의미에서 디지털 전쟁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부터 똑똑한 소셜미디어 여론전으로 전 세계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지난 3월 15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암호화폐 기부 공식 사이트 ‘Aid for Ukraine’(https://donate.thedigital.gov.ua)를 개설하기도 했다. 기부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10여가지 암호화폐 중에서 선택해 기부할 수 있다.

모든 전쟁은 나쁘다. 명분 없는 전쟁은 더욱 나쁘다. 디지털 기술이 이번 사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전쟁과 평화 상황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민과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이번 전쟁이 하루라도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

<류한석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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