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는 마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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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무게를 짊어진 사람들

<돌보는 마음> 김유담 지음·민음사·1만3000원

[신간]돌보는 마음 外

세상은 돌보는 사람을 돌보지 않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보건 의료인들의 부담이 크게 늘었지만 필요한 만큼의 인력은 충원하지 않았다. 콜센터 직원들도 고객의 마음을 돌본다는 점에서 일종의 돌봄노동에 종사한다. 이들은 화장실도 제때 가지 못할 정도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다. 팬데믹으로 학교와 어린이집이 빈번하게 문을 닫으면서, 할머니들이 손주를 돌보기 위해 호출된다. 소설가 김유담은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첫 소설집 <탬버린>에서 꿈을 좇아 고향을 떠나 대도시로 향한 여성들의 삶과 성장통을 보여줬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돌봄노동을 홀로 감내하는 여성들에 주목한다. 작품을 쓰는 동안 작가는 팬데믹으로 학교와 어린이집들을 폐쇄하면서 발생한 돌봄 공백이 고스란히 가정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걸 절절히 체감했다. 작가는 노인과 전업주부, 감정 노동 종사자 등 각계각층의 시선으로 돌봄의 현실을 펼쳐보인다. 1부에서는 대가 없는 희생만 강요하는 가정 돌봄노동의 부조리를 보여준다. ‘나’는 평생 집안 가족 모두를 돌봤지만 누구에게도 그만큼의 돌봄을 받지 못한다. 돌아가신 큰엄마의 장례식장에서 이혼을 결심한다. 2부에서는 엄마가 시작되는 공간인 ‘산후조리원’을 들여다본다. 오직 젖 잘 나오는 산모를 만드는 데 몰두하는 공간인 이곳에서 새벽 3시 다크서클이 가득한 얼굴로 젖가슴을 드러낸 채 마주앉은 두 여성은 이런 상황이 결코 천국일 리 없다고 말한다. 3부에선 아이를 다 키우고 나서도 남편과 손녀, 치매 걸린 아버지까지 돌봐야 하는 ‘일남’을 통해 돌봄노동의 부조리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노인 돌봄 현장을 보여준다. 작가는 새로운 가능성은 내 곁에서 나를 보살펴준 사람들, 그들의 들여다보지 못한 마음을 돌아보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IT 회사에 간 문과 여자
염지원 지음·모로·1만6000원

[신간]돌보는 마음 外

1990년대생 문과생인 저자는 간신히 취업한 외국계 IT 회사에서 기술을 몰라 무시당한다. 노력 끝에 기술직으로 전환했지만, 이번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다. 아마존 엔지니어로 일하는 지금, 여자라서, 비전공자라서 안 될 것이라는 의문을 품은 이들에게 도전을 권한다.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나호선 지음·여문책·1만5500원

[신간]돌보는 마음 外

드라마 속 세상은 연애 과잉 시대처럼 보이지만 대다수 청년에게 사랑은 고비용의 사치품처럼 변질됐다. 저자는 경쟁사회가 사랑마저 포기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청년의 자존감이 사회적 자산으로 인정받는 세상, 청춘의 기본권으로서 사랑을 강조한다.

▲강릉에서 살아보기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패스파인더 지음 퍼블리터·1만5000원

[신간]돌보는 마음 外

50줄에 들어선 신중년 12명이 강릉에서 인생 후반전을 시작한다. 강릉의 자연, 문화, 예술 그리고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강릉의 곳곳을 탐색한다. 2020년 발간한 <남원에서 살아보기>에 이은 ‘여행처럼 시작하는 지역살이 가이드북’의 두 번째 책이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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