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성폭력의 참혹한 실태
<관통당한 몸> 크리스티나 램 지음·강경이 옮김·한겨레출판 2만2000원
![[신간]관통당한 몸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69/1469_71a.jpg)
포화를 내뿜던 전선의 연기가 걷히면 전쟁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특히 여성의 삶에 특별한 비극, 성폭력을 더한다. 지금도 세계 곳곳의 전장에서는 여성의 몸에 지독한 폭력을 가하고 있다. 30여년 동안 분쟁지역 전문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책을 통해 전쟁 성폭력의 실태를 고발한다. 성폭력은 피해자의 신체를 훼손할 뿐 아니라 내면에선 존재의 의미를 빼앗고, 가정과 공동체를 파괴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위안부부터 소련 군대의 독일 여성 성폭행, 미얀마의 로힝야 집단학살, 야지디족 여성에 대한 ISIS의 만행까지, 저자는 시대와 지역을 넘나들며 극단적인 고통의 증언을 전한다. 아직 말도 하지 못하는 영아 피해자부터 ‘염소처럼 팔려다닌’ 소녀, 가족 앞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인, 젖가슴이 잘려나가고 성기가 훼손된 피해자까지 저자가 만난 여성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비극의 한계치를 넘어선다.
1998년 유엔 여성기구의 보고서가 “전쟁에서 강간은 분쟁의 역사만큼이나 오랫동안 존재해왔다”고 선언했듯 강간은 또 하나의 전쟁 무기였다. 가해자들은 강간을 통해 적을 말살하려 했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강간은 세계가 가장 소홀히 다룬 전쟁범죄이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뉘른베르크와 도쿄에 최초의 국제재판소를 세웠지만 성폭력 기소는 단 한 건도 없었다. 1998년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을 결의한 ‘로마규정’은 강간을 전쟁범죄로 규정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그러나 설립 후 21년 동안 전시 강간에 유죄판결을 한건도 내리지 않았다. 저자는 세계의 전장에서 성폭력을 체계적인 무기로 활용하는 현실을 고발한다. 동시에 끔찍한 사건을 겪고도 생존한 여성들이 침묵하지 않고 참혹한 폭력을 극복하려 일어선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페스트의 밤
오르한 파묵 지음·이난아 옮김·민음사·1만9000원
![[신간]관통당한 몸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69/1469_71b.jpg)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에도 꾸준히 소설을 발표하고 있는 작가의 신작이다. 역사 소설과 미스터리를 결합한 서사가 돋보인다. 페스트가 퍼지면서 생긴 종교적·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쓸려 한 방역전문가가 살해당한다. 긴장은 더욱 고조돼 간다.
▲만화로 보는 좌파의 역사
장 이브 르 나우르 지음·마르코 그림·소서영 옮김 팬덤북스·1만3000원
![[신간]관통당한 몸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69/1469_71c.jpg)
18세기 후반 출현한 프랑스 좌파에서 출발해 유럽 근대정치에 뿌리를 내린 사회주의, 공산주의, 아나키즘 등 좌파 사상의 역사를 쉽게 설명한다. 멀게는 장 자크 루소부터 지금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과 그들의 행적을 위트 있게 소개한다.
▲오징어 게임과 콘텐츠 혁명
정길화 외 지음·인물과사상사·1만7000원
![[신간]관통당한 몸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469/1469_71d.jpg)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의의를 국내의 각계 전문가 7인이 모여 집대성했다. 창의성, 스토리 구성, 의상과 세트 디자인, 촬영, 음악, 편집, 마케팅, 유통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성공 방정식을 풀어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