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실명 막으려면 정기검진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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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대규모 해저화산이 분화했다. 이 분출로 인구 10만5000여명의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통가에 쓰나미가 들이닥쳤다. 분출물이 20㎞ 상공까지 치솟았으며 반경 260㎞ 지역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대규모 화산 폭발이었다. 이번 폭발의 여파로 1만㎞나 떨어진 칠레, 페루, 미국 등에도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고 하늘로 치솟은 화산재가 인공위성 사진에 선명하게 찍혔다.

정상인이 보는 시야(왼쪽)와 녹내장 환자가 보는 시야 / 경향자료

정상인이 보는 시야(왼쪽)와 녹내장 환자가 보는 시야 / 경향자료

화산은 땅 위에만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지구에서 일어나는 화산활동 대부분은 이번 분출처럼 해저에서 일어난다. 분출을 시작한 해저화산의 용암이 해수면보다 높게 쌓이면 화산섬이 되는데 제주도나 하와이가 그에 해당한다. 마그마는 지각의 틈을 통해 솟아올라 화산 아래 빈 공간에 고인다. 이때 많은 양의 마그마가 모이면 점점 압력이 높아지는데 지각이 누르는 압력보다 상승하려는 마그마의 압력이 높으면 화구를 통해 화산 폭발이 일어난다.

화산 하부에 있는 마그마 방의 압력이 상승하는 것처럼 눈 속의 압력이 상승하면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장애를 일으키는데 시야 결손이 나타나고, 말기에는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눈 안에서 생성되는 물인 방수의 순환은 눈 속의 압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방수는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눈 내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홍채 뒤쪽의 모양체라는 조직에서 매일 조금씩 생성되며, 생성된 양만큼 순환을 통해 눈 외부로 배출된다.

안구 내부의 적절한 압력은 눈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안압이 너무 낮으면 안구 자체가 작아지는 안구 위축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방수가 너무 많이 생성되거나 흐름에 장애가 생겨 배출량이 적을 경우 눈 내부의 압력이 올라간다. 이렇게 안압이 상승하게 되면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녹내장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면 마치 터널 속에 들어간 것처럼 시야가 좁아지는 ‘터널 비전’ 현상이 나타난다. 시력이 저하된 것 같은 느낌이나 머리가 무거운 기분이 들기도 하고, 불빛을 보면 빛무리가 나타나기도 한다.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듯한 답답함과 통증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녹내장의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는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안압이 높은 경우, 또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및 근시를 가진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박영순 안과전문의

한국은 환자 10명 중 7~8명이 정상 안압 녹내장 케이스라는 보고가 있다. 시신경이 약한 나머지 정상 범위의 안압(21㎜Hg 이하)에서도 손상이 발생하기 때문인데 이 경우 안압 검사만으로 녹내장을 파악하기 힘들다. 자각증상도 천천히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다.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1년에 1~2번은 안과에서 정밀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녹내장으로 한 번 손상된 시력은 회복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녹내장으로 인해 중심 시야까지 잘 보이지 않는 말기에 이르러서야 시력에 이상이 있다는 걸 깨닫는 분들이 많다. 조기 발견과 예방을 통해 녹내장에 따른 심각한 손상을 미리 막는 게 중요하다. 녹내장은 방치하면 실명할 수도 있는 질환이지만 일찍 발견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다.

<박영순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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