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막아야 안질환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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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속의 인물인 이카로스는 자연법칙에 맞선 인간의 비극적 결말을 보여주면서 역설적으로 끝없는 도전과 자유를 상징하기도 한다. 미노스의 미궁에 갇힌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 붙이고 하늘을 날아 탈출한다. 그러나 이카로스는 새처럼 나는 것이 신기해 너무 높이 날지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를 잊은 채 솟구쳐 올랐고, 결국 날개를 붙인 밀랍이 뜨거운 태양에 녹아버리며 바다로 추락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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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에서는 날개와 태양이라 하면 익상편을 떠올린다. 익상편은 눈의 검은자위에 하얀 조직이 생겨나 덮이는 질환이다. 주로 결막 주름이나 섬유 혈관 조직이 자라나 일어난다. 날개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름에 날개 익(翼) 자를 쓴다. 초기에는 풍부한 섬유 혈관 조직의 자극에 의한 충혈 같은 외관적 증상 외 특별한 증상은 없다. 그러나 점차 익상편이 자라면 이물감이 느껴지고, 따끔거리며, 시리고, 눈물이 자주 흐를 수 있다.

크기가 커질수록 각막이 눌리면서 난시가 증가해 시력이 떨어진다. 시축(동공 부위)까지 침범한 경우 시력 저하는 더욱 심해진다. 아주 심한 경우 눈의 바깥쪽 움직임을 제한해 드물게 사시가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눈동자에 흰색 조직이 자라난 모습만으로도 미관상 좋지 않다. 눈에 하얀 것이 생겨나 시력에 지장을 주고, 심한 충혈 등이 일어나기 때문에 백내장과 혼동되는 안질환 중 하나다. 원인 파악과 치료를 위해 반드시 안과를 방문해 진단받아야 한다.

익상편은 대개 수술로 치료하는데 부분마취를 한 뒤 각막 및 결막을 덮고 있는 조직을 제거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재발 확률이 높다. 40대 이하일 경우 약 40% 이상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수술 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수술 후 회복 기간에는 안과에서 지시한 대로 안약을 정기적으로 투여하고,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

이제 태양의 차례다. 익상편의 확실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야외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강한 햇빛(자외선), 먼지, 건조한 공기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익상편은 눈의 코 쪽 흰자위에서 많이 발생한다. 콧등에서 반사된 빛이 비치면 눈을 감을 때 가장 늦게 감기기 때문에 다른 부위에 비해 많은 자극을 받는다. 이는 자외선이 주요 원인임을 뒷받침한다.

박영순 안과전문의

박영순 안과전문의

자외선은 각막 손상, 염증 등의 단기적인 안과질환뿐 아니라 백내장, 황반변성 등의 실명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고 축적되면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최고 4배까지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시력교정술을 받았거나 눈에 이미 안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눈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안질환이 악화되거나 각막혼탁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이다. 외출이 잦은 계절일수록 자외선 차단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다. 외출 시 선글라스를 쓰는 습관으로 안질환을 예방하고 맑은 눈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박영순 압구정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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