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차 당신의 뱃살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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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평생 숙제인 다이어트는 갑작스러운 몸의 변화보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교과서처럼 규칙적인 운동, 집에서 균형 잡힌 식단을 짜야 한다는 다소 비현실적인 계획보다는 현재 나의 상황에 맞는 지속적이고도 실천가능한 방법을 하나씩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건강검진을 상담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혈압, 키, 몸무게 같은 신체 계측항목이다. 이전에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들의 경우 그동안 혈압이나 체중의 변화가 있는지 확인한다. 혈압, 체중, 체지방 등이 이전보다 증가했을 때는 자연스럽고 즉각적으로 그동안의 관리소홀에 대한 분석과 함께 향후 운동과 식생활 습관을 개선할 것을 차분하고도 살짝 ‘뼈 때리는’ 느낌으로 권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반 정도 지난 시점에서 건강검진 상담 시 가장 권하기 어려운 것이 운동과 다이어트다.

코시국×(집콕+간편식)=체중 증가 언론 매체에서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스포츠웨어와 홈트(홈트레이닝) 용품들이 불티나게 판매된다고 한다. 실제로 건강검진 결과를 듣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에게 운동을 이전만큼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그동안 거의 운동을 못 했다는 응답이 절대적이다. 최근 대한 비만학회에서 조사한 결과 역시 10명 가운데 4명은 코로나19 대비 체중이 약 3㎏ 증가했다.

체중 증가를 분석할 때는 근육과 지방의 변화를 함께 봐야 하는데 필자가 상담한 분들은 슬프게도 절대다수가 체지방 증가였다. 운동 부족으로 인해 감소한 근육량에 배달음식, 반조리식 등 간편식 섭취로 인해 체지방 증가에 날개를 달아준 듯하다. 이러한 음식은 공통적으로 칼로리가 높고 영양이 고르지 못하다. 때로는 나트륨 함량이 높아 특히 늦은 밤 야식으로 즐길 경우 다음날 후덕해진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중요한 건 코로나19 시국의 생존전략인 집콕, 배달식, 간편식의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마냥 자포자기하며 지내지 말고 코로나19 시국에 집 나간 근육과 건강을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체지방의 증가는 고지혈증, 혈당 상승 우려 운동 시 근육량의 증가와 함께 체지방의 연소는 필수적이다. 체지방은 콜레스테롤이나 혈당과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체지방이 증가할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당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단기간의 체중 변화의 경우 체내 콜레스테롤과 혈당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줄 수 있다. 1년 사이에 단지 몇㎏의 체중 증가, 몇%의 체지방 증가로 인해서도 고지혈증이나 당뇨를 진단받게 된 케이스를 적지 않게 봐왔다. 물론 이는 유전적인 성향이나 음주, 흡연 등의 위험요인이 동반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오롯이 체중 증가가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작은 체중 변화도 중요하게 인지해야 하는 것은 건강유지에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시행한 코로나19 관련 백신 연구에서도 비만한 사람은 백신 접종 후에 항체 반응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져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비만관리는 잘해야 할 듯하다. 반면 고지혈증과 당뇨를 목전에 둔 고객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운동과 식이조절을 열심히 해 체지방과 체중을 목표만큼 감량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된 경우도 있으니 현재 체중이 많이 늘어 걱정스럽더라도 일단 열심히 ‘찐’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운동은 면역력 상승의 핵심 만약 코로나19 이후 체중이 늘었고 바지가 타이트해졌거나 벨트를 늘려야 한다면 즉시 규칙적인 운동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운동은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면역력 상승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동안 밀린 운동을 보상하기 위해 평소보다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고강도의 운동은 오히려 체내의 활성산소를 높여 피로, 노화 및 면역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오랜만에 운동을 시작할 때는 충분한 스트레칭과 함께 운동강도가 낮은 집 근처에서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로 하는 운동을 물어보면 사람이 없는 시간 때를 이용해 공원이나 동네 근처의 산책로에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저녁식사를 마치거나 점심시간 후 짬이 난다면 가만히 소파나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즐기지 말고 주저 없이 움직여야 한다. 1~2주간 몸이 규칙적인 운동에 적응하고 좋아하게 되면 이후부터는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이기 바란다. 체중 감량과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심장박동수를 적당히 높이는 중등도 이상의 운동이 효과가 있다.

가벼운 걷기는 운동강도가 낮기 때문에 폭염으로 인해 땀은 비 오듯 떨어질 수 있으나 심박동수를 높이는 효과는 적다. 고령인 분들은 분당 100회, 젊은 분들은 분당 160회 정도에 맞춰 유산소운동을 유지하면 적당할 듯하다. 운동시간을 1시간이라고 가정할 때 15분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5분간 가벼운 걸음을 한 뒤 20분 이상 빠르게 걷기 운동을 하고, 마지막 10~15분 다시 가벼운 걷기와 마무리 스트레칭으로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좋다. 빠르게 걷기가 아니더라도 계단 오르기나 거실에서 도구를 이용한 운동을 할 때도 운동의 처음과 끝은 스트레칭과 가벼운 운동으로 중간에 최소 20분 이상의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하길 바란다. 물론 본인의 질병과 건강상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와 방역단계 등을 고려할 때는 사람이 밀집한 곳과 더운 시간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본인만의 비밀장소를 찾길 바란다.

[메디칼럼]코로나 2년차 당신의 뱃살은 안녕하신가요

코로나 시기의 적절한 식단이란 코로나19로 매우 어려워진 식당과 외식업계를 고려할 때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의학적으로만 고려할 때 간편식, 배달음식이 체중 감량이나 건강이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정보는 없는 듯하다. 물론 몸에 매우 안 좋다는 근거 높은 연구결과가 나와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합리적인 고민을 해보자면 음식을 주문하되 가급적 신선식품을 함께 주문하고 기존보다 70%가량 적은 양을 주문하는 정도의 타협점을 찾으면 어떨까 한다. 음식을 섭취하는 시간도 중요한데 야식은 비만의 중요한 원인이다. 야식을 즐기면서 체중을 줄인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야식을 즐겼다면 앞으로는 8시 이전에 식사를 완료하는 것이 좋다. 부가적으로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한데 물을 자주 하루 2ℓ 이상 마시는 것을 권하며 식사량이 줄면 필수영양소가 부족해질 수도 있으므로 건강기능식품 중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주면 좋을 것이다.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불포화 지방산(오메가3 같은), 미네랄 등이 해당한다. 단 너무 과하지 말 것!

<이용주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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