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노화는 질병이다-건강한 100세를 위한 10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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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 P. 파카스 텍사스 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교수의 논문인 ‘얼굴 노화 이면의 과학과 이론’에 게재된 사진(65쪽)을 보자. 쌍둥이 자매의 비교 사진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 사진 한장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나이가 들더라도 주름이 더 적고, 뱃살도 덜 나오고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을까 같은 그 비법이 궁금해진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어 줄기세포 주사를 맞고, 늙지 않는 각종 호르몬 주사까지 정기적으로 맞는 세상에 살고 있다. 최근 쌍생아 비교연구를 보면 노화는 더 이상 부모님이 물려준 유전자 탓만 할 수 없다. 쌍생아라 할지라도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10~20년 정도 외모부터 건강까지 노화의 정도가 차이가 난다.

현대 인류의 보편적 수명을 연장한 3가지 획기적인 발명은 상하수도, 항생제, 백신이었다. 19세기 후반에야 현대적인 상수, 정수의 개념이 도입되고 하수 개념까지 더해져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같은 수인성전염병에서 인간은 비로소 해방될 수 있었다. 이후 항생제 페니실린은 각종 세균감염병으로부터 인간의 생명을 지켜줬고,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은 백신으로부터 그 해법을 찾고 있다.

웰에이징과 웰다잉

감염병은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당뇨와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수명은 길어졌지만, 노화와 함께 만성질환에 의한 각종 합병증으로 사망하거나 장기 약물복용과 의료장치에 기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웰에이징(Well Aging), 웰다잉(Well Dying)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요양병원 침대에서 약물에 기대 생명을 연장하는 100세 장수가 아니라 쇼핑몰을 걸으며 물건을 사고, 오후 산책도 할 수 있는 100세 장수의 삶을 기대한다. 건강수명 연장을 바라는 것이다. 건강한 삶이 수명연장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약을 먹어야만 정상범위를 유지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현대의학은 증상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치 해열제처럼 열을 낮추는 것이지 발열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노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10가지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1 유전체 불안정성 우리 몸은 세포로 돼 있다. 세포에도 수명이 있는데, 세포복제를 통해 세포가 재생돼 몸의 구조를 유지한다. 뿐만 아니라 각 세포는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지침이 있다. 그 지침과 세포복제의 설계도가 바로 유전자다. 유전체는 시간이 갈수록 손상을 받거나 불안정한 경우가 늘어난다.

2 텔로미어의 마모 텔로미어는 DNA를 내포한 염색체를 보호하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DNA 복제과정에서 텔로미어가 짧아진다. 텔로미어가 너무 짧아지면 세포는 기능을 멈춘다.

3 후생적 변화 후생 유전체는 화학적 변화를 통해 마치 스위치처럼 DNA를 끄고 켤 수 있다. 스위치가 켜진 유전자는 특정 단백질을 만들지만, 스위치가 꺼진 유전자는 그렇지 못하다. 후생 유전체는 DNA 스위치를 켜고 끔으로써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염증이 생긴다.

4 단백질 항상성 손실 이상 단백질로 인한 손상을 방지하는 세포 메커니즘이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단백질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저하되면 이상 단백질이 누적되면서 알츠하이머 또는 파킨슨병 같은 신경 노화 질환이 생길 수 있다.

5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모든 세포는 ATP라는 에너지를 이용하는데, 이는 세포 내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에 의해 만들어진다. 미토콘드리아는 돌연변이, 산화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에 의해 손상되는데, 이로 인해 에너지 공급이 줄게 되면 질병이 발생할 뿐 아니라 노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

6 세포 노화 세포가 노화되면 더 이상 분열을 할 수 없다. 또한 노화세포는 다른 세포의 노화를 유도하는 물질을 생산할 뿐 아니라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메커니즘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7 영양대사 조절 능력 감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영양상태 감지기능이 저하돼 포도당 같은 영양대사 조절 효율성이 떨어진다. 당뇨가 오고 고지혈증이 오며, 뱃살이 는다.

8 줄기세포 고갈 모든 세포의 근원이 되는 줄기세포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9 세포 간 통신두절 인체 내 다양한 세포 간의 신호전달체계에 변화가 생긴다. 노화는 세포 사이의 통신을 방해하고, 만성 염증 등 다양한 만성질환을 일으킨다.

10 세포외기질 경화 노화의 잠재적 10번째 특징으로 세포외 외적 환경이 딱딱하게 변화된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세포대사는 물론 세포 간 통신환경이 나빠진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방법은

어렵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더라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천수를 누릴 것인가를 알고 싶은가?

최근 항노화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자 중 1명인 데이비드 A. 싱클레어 하버드의대 부속 연구소 교수가 소개한 건강수명연장 방법을 살펴보자.

61세 쌍둥이의 피부 변화. 쌍둥이 B는 A보다 하루 10시간 가량 햇볕에 피부를 더 노출시켰다. 피부 노화 차이는 11.25년 정도 차이가 났다. 이 연구는 조단 P. 파카스 텍사스 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교수 등이 작성한 논문 ‘얼굴 노화 이면의 과학과 이론’에 실렸다. / 리서치게이트

61세 쌍둥이의 피부 변화. 쌍둥이 B는 A보다 하루 10시간 가량 햇볕에 피부를 더 노출시켰다. 피부 노화 차이는 11.25년 정도 차이가 났다. 이 연구는 조단 P. 파카스 텍사스 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교수 등이 작성한 논문 ‘얼굴 노화 이면의 과학과 이론’에 실렸다. / 리서치게이트

1 매일 아침 NMN 1g과 레스베라트롤 1g, 메트포르민(당뇨약) 1g을 직접 만든 요거트와 함께 복용한다.

2 매일 비타민D, 비타민K2 하루 권장복용량과 아스피린 83㎎을 복용한다.

3 설탕, 빵, 파스타를 최대한 적게 먹는다. 후식을 가급적 먹지 않는다.

4 하루 한끼 건너뛰거나 소식을 한다.

5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하고 이상이 있을 때 식단이나 운동을 통해 조절한다.

6 매일 많이 걷고 계단을 오르고, 주말마다 체육관에서 운동한다. 웨이트 운동과 달리기를 한 뒤 사우나 뒤에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근다.

7 채소섭취를 많이 하고 포유동물 먹는 것을 가급적 피한다(운동을 적극적으로 할 때는 먹는다).

8 담배를 피우지 않고,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지 않는다. 지나친 자외선 노출은 피하고 잦은 엑스레이·CT 촬영을 피한다.

9 낮과 밤 취침 시 시원한 환경을 유지한다.

10 체질량지수를 23~25 정도로 유지한다.

류호성 원장

류호성 원장

세계 최고 수명연장연구가의 조언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상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적게 먹고, 운동하고, 과도한 난방을 피하는 것. 우리 신체에 적절한 스트레스를 줌으로써 장수유전자를 활성화하라는 말이다. 환경독소를 피하고(금연·플라스틱제품 사용제한), 체내 누적된 환경독소를 잘 배출하기 위해 운동해 땀을 흘리고, 식이섬유(채소)를 먹어 매일 배변을 잘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햇살 좋은 날 걷게 되면 비타민D는 물론이고 당을 조절하는 큰 창고인 대퇴근육과 건강한 척추를 얻게 되는 것은 덤이다.

<류호성 연세이너힐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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