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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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은 ‘국제 왼손잡이 날’이다. 딘 캠벨(미국)이 1932년 국제왼손잡이협회를 창립한 뒤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과 싸워온 걸 기념하는 날이다. 국제 왼손잡이 관련 단체들은 1997년부터 이날을 공식적으로 국제 왼손잡이 날로 지키고 있다. 이날은 캠벨의 생일이다.

[스포츠 돋보기]왼손잡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종목은

왼손잡이는 전체 인구 중 10% 정도다. 스포츠에서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에 비해 희소성이 높아 기본적으로 유리하다. 그런데 경기 규칙과 용품 특성상 왼손잡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종목이 있다.

테니스 서브 규칙은 왼손잡이에게 무조건 유리하다. 서비스권을 가진 선수는 코트 오른쪽(듀스 코트)에서 시작해 코트 왼쪽(애드 코트)을 오가며 서브를 넣는다. 이렇게 되면 스코어가 동점인 듀스에서는 듀스 코트에서, 한 번만 더 이기면 게임을 가져올 수 있는 어드밴티지 상황에서는 애드 코트에서 서브를 넣게 된다.

<그림 1>을 보자. 왼손잡이 라파엘 나달이 어드밴티지 상황에서 애드 코트에서 서브를 넣는다고 가정하자. 슬라이스성 서브는 급격하게 휘어지면서 코트 밖으로 빠져나간다. 오른손잡이인 상대는 급하게 바깥쪽으로 뛰어가면서 백핸드로 리턴해야 한다. 공을 넘기기도 쉽지 않다. 설사 받아넘겨도 몸이 밖으로 몹시 쏠린 상태다. 나달이 반대 코트로 공을 보내면 다시 되받아치기 힘들다.

오른손잡이가 서브를 넣을 때와 비교해보자. 오른손잡이가 코트 밖으로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스 서브를 왼손잡이가 백핸드로 리턴하는 경우는 듀스 코트에서 서브를 넣을 때뿐이다. 여기에서 포인트를 따내 어드밴티지 상황이 되면 서브를 애드 코트에서 넣어야 한다. 애드 코트에서는 오른손잡이가 코트 밖으로 나가는 슬라이스 서브를 넣기 힘들다. 설사 슬라이스 서브를 넣는다고 해도 상대가 왼손잡이라면 포어핸드로 공을 강하게 리턴할 수 있다.

현재 테니스 남자 세계랭킹 10걸 중 왼손잡이는 딱 한 명, 나달이다. 나달도 원래는 오른손잡이였는데 테니스를 하면서 왼손으로 바꿨다.

배드민턴에서는 왼손잡이가 친 셔틀콕이 오른손잡이가 친 셔틀콕보다 10% 정도 빠르게 날아간다. 이는 셔틀콕에 겹쳐서 꽂힌 거위털 방향과 관계가 깊다. <그림 2>처럼 거위 털은 일정한 방식으로 겹쳐 꽂혀 있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셔틀콕을 왼손잡이가 스매시할 경우를 가정해보자. 셔틀콕은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날아간다. 털이 겹친 결을 따라 돈다는 뜻이다. 공기저항이 적어 회전수가 높아지면서 속도는 올라간다. 반대로 오른손잡이가 스매시하면 셔틀콕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즉 털이 겹친 결을 거스르면서 돌게 된다. 회전수도 떨어지면서 전진 속도도 저하된다.

셔틀콕 최고 스피드 기록도 왼손잡이가 갖고 있다. 탄분헝(말레이시아)은 2009년 시속 421㎞로 셔틀콕을 쳐 기네스북에 올랐다. 공식 경기에서는 푸하이펑(중국)이 때린 시속 332㎞가 최고다. 둘 다 왼손잡이다. 과거 남자 세계 1위를 오래 지킨 린단(중국)도 왼손잡이다. 현재 세계 1위 모모타 겐토(일본)도 왼손잡이다. 겐토는 현재 세계랭킹 10걸 중 유일한 왼손잡이다.

<김세훈 스포츠산업팀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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