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공룡’ 넷플릭스의 국내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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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 넷플릭스가 한국 기자들을 싱가포르로 초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아시아 각국의 취재진에게 내년 중 넷플릭스를 통해 방송될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몇 차례 미디어 초청행사를 한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대규모 이벤트를 갖는 것은 처음입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넷플릭스는 이른바 ‘미드(미국 드라마)’ 마니아들 사이에서나 유명했을 뿐 국내 대중에게 친숙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국내에서 전방위로 위세를 확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넷플릭스는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으로, OTT(Over The Top) 플랫폼이라 불립니다. 즉 인터넷 회선을 통해 유료 가입자에게 각종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1997년 설립된 넷플릭스는 총 4200만건 이상의 영상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지난해 7월 벌써 1억명을 넘어섰습니다. 국내에서는 2016년 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투자비용 전액(578억원)을 지원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초반에는 <스팟리스(Spotless)> <익스팬스(Expanse)> 등 미국 드라마의 더빙판 위주로 서비스되던 것이 지난해 4월 JTBC를 시작으로 국내 방송사들도 다시보기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이 플랫폼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국내 방송 콘텐츠 제작 투자에도 활발히 나서는 중입니다. 유재석 등이 출연하는 예능 <범인은 바로 너!>를 제작·방송했으며 연말에는 김은희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 <킹덤>도 방송합니다. 앞으로 교양까지 그 영역을 넓힌다고 하니 그야말로 자본력을 앞세운 해외 ‘콘텐츠 공룡’의 국내 공습이 본격화된 셈입니다. 이번에 한국 기자들을 대거 초청하는 이유는 넷플릭스가 장기적으로 한국을 거점시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발달된 인터넷 인프라, 경쟁력 있는 콘텐츠 등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 전망은 낙관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방송가 주도권의 방향은 크게 요동쳐 왔습니다. 철옹성 같던 지상파의 권위가 무너지고 종편으로, 케이블로 주도권이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업체들이 주력으로 나섰습니다.

넷플릭스의 공습은 우리 방송가에는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플랫폼의 위력을 통해 우리의 콘텐츠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통로도 될 수 있지만, 도리어 많은 방송사와 제작사가 그들의 하청업체가 될 우려도 있습니다. 또 국내 OTT 사업자와 넷플릭스의 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지도 관심사입니다. 해외의 다양한 콘텐츠에 국내 콘텐츠까지 더한 넷플릭스와 국내 콘텐츠를 위주로 한 국내 OTT 사업자의 경쟁의 결과는 명약관화하기 때문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2월 OTT 사업자에 대한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의 향방과 전망이 갈릴 것 같습니다. 콘텐츠 시장이 격동의 파고를 만났습니다.

<하경헌 스포츠경향 엔터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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