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인 박찬호를 기대해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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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TV]예능인 박찬호를 기대해 보며

명절 안방극장은 다양한 프로그램의 실험 현장입니다. 이번 추석에도 많은 실험작과 출연자가 등장했는데 특히 주목을 받은 이는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코리언 특급으로 활약했던 박찬호입니다. 9월 25일 방송된 <독수공방>(MBC), <빅픽처 패밀리>(SBS)에 연달아 출연했습니다.

<독수공방>은 ‘독특하고 수상한 공방’을 콘셉트로, 새것만을 사서 쓰기 좋아하는 현대인들에게 낡은 물건을 고쳐주면서 관련된 사연을 들려주는 동시에 아날로그 감성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입니다. 박찬호는 여기서 푸근한 아저씨의 매력, 그리고 의외의 손재주를 보여줍니다. <빅픽처 패밀리>에서도 그의 모습은 비슷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그를 포함한 네 명의 출연자들이 작은 사진관을 열고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일반인 손님들을 대상으로 ‘인생사진’을 찍어준다는 내용입니다. 박찬호는 여기서도 손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입담과 사진촬영 솜씨를 뽐냈습니다.

박찬호의 예능 입성은 어찌 보면 예견됐습니다. 이미 농구의 서장훈이나 축구의 안정환 등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연착륙하며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게다가 이전에도 박찬호가 언뜻언뜻 보여주면서 대중들에게 남겼던 이미지는 ‘투 머치 토커(Too Much Talker)’라는 캐릭터입니다. 그를 강연으로나 사석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게시판이나 SNS 등에 올려놓은 ‘목격담’ 혹은 ‘간증’을 보면 쉬지 않고 이야기하는 모습에 놀랐다는 내용이 꽤 많습니다. 여기에다 전설의 야구선수이기도 하니 제작진 입장에서는 굉장히 탐나는 예능 재목임에 분명합니다.

박찬호 선수 역시도 은퇴를 한 뒤라 그런지 훨씬 여유롭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남녀노소 폭넓은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있다는 장점이 있는 데다 오랜 미국생활로 성격이나 사생활이 많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도 그가 예능인으로서 성공하리라는 것을 예감하게 하는 요소입니다.

물론 이런 자질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그의 최고 장점이자 매력은 진정성입니다. 그는 선수시절에도 누구보다 솔직하고 진솔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대중들도 감지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는 것이 그가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일입니다. 프로선수들이라면 고사하거나 피하고 싶을 만한 것이 국가대표 경기임에도 그는 방콕아시안게임, WBC,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묵묵히 출전해 좋은 성적을 이끌며 후배들의 귀감이 됐습니다.

물론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는 모습이 그의 모든 걸 대변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가 자신이 결심한 것에는 거짓이 없고 이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줍니다. 그리고 지금의 방송계는 무엇보다 그런 진정성을 필요로 합니다.

더불어, 그는 몸도 잘 씁니다. 때문에 어떤 형태의 예능에서라도 최적화된 유연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앞으로 TV 속에서 새롭게 성장할 예능인 박찬호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하경헌 스포츠경향 엔터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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