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은 40년간 텃밭·온실 가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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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탐색]다윈은 40년간 텃밭·온실 가꿨다

다윈의 정원
장대익 지음·바다출판사·1만4800원

찰스 다윈이 약 5년 동안 남미대륙을 탐험했다는 사실은 유명하지만 귀국 후 집 뒤뜰에서 텃밭과 온실을 가꾸며 40년을 지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렇게 탄생한 진화론은 더 이상 생물학의 전유물이 아니다. 인간의 행동과 성향은 오랜 세월 유전과 학습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관점은 인간과 사회에 관한 기존 학문의 이론체계를 뒤흔들었다. 새로운 이론이 나오고 같은 질문을 던져도 추적하는 방법이 달라졌다. 즉 진화론은 학문 자체를 진화시켰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했다. 던바의 ‘사회적 뇌’ 이론은 인간의 신피질비 크기에 기초해 인간의 사회집단 크기가 150명 정도라고 예측하고, 이 정도 크기의 집단을 유지하기 위해 대화와 같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발달했다고 주장한다. 전통적으로 도덕은 이성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도덕심리학자들은 최근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한 뇌 관찰로 직관이 도덕적 판단의 중요한 변수라는 사실을 이끌어냈다. 경영학의 화두는 혁신이다. 박테리아의 출현에서부터 다세포 생물의 탄생, 인류의 등장 등은 점진적 진화가 아니라 급작스럽게 모든 것을 바꿔놓는 큰 변화, 즉 혁신에 해당했다. 왜 혁신을 필요로 했는지, 혁신이 발생하는 조건은 무엇인지 자연계로부터 배울 수 있다.

책은 <다윈의 서재>, <다윈의 식탁>에 이은 장대익 교수의 진화 3부작 완결판이다. 진화론은 생물학적 결정론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오히려 반대다. 진화론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롭게 형성되는 인간 행동에 대한 과학적 탐구다. 진화론을 공유하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더 과학적이고 풍부한 대답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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