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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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1970~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한……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두우 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이다
다가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 언뜻 스친
그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숨바꼭질을 응용한 놀이다. 술래가 눈을 감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다가 구호가 끝남과 동시에 뒤를 돌아보고 움직이는 사람을 잡아낸다. 이때 술래는 구호 끝부분을 빠르게 외치면서 뒤돌아본다. 시인은 술래가 구호를 외치고 나머지 사람들이 살금살금 ‘한……발’ ‘두우 발’ 술래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아주 생생하게 그렸다. ‘언뜻 스친 그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이 놀이는 일제강점기에 무궁화 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친 독립운동가 남궁억 선생이 들여왔다고 한다. 선생은 나라를 잃고 고통받는 우리 민족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무궁화 묘목을 가꾸어 보급했다. 하지만 일제에 의해 묘목은 모두 불태워지고 선생은 구속됐다. 8월에 만나는 무궁화꽃이 각별하다.

<김시언 시인 2013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 <도끼발>(2015)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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