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결정을 우려한 두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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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추진으로 벌어지는 국제적 갈등상황을 예측한 팩션소설 <싸드>와 <말과 칼>.

사드 배치 추진으로 벌어지는 국제적 갈등상황을 예측한 팩션소설 <싸드>와 <말과 칼>.

한반도 ‘사드’ 배치를 두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 팩션소설을 쓴 두 사람을 취재한 적이 있다. 1110호에서 인터뷰로 다룬 소설 <싸드>를 낸 김진명 작가와 얼마 전 ‘두 가지 한국에 관한 정치적 상상력’이라는 부제가 붙은 소설 <말과 칼>을 낸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다. 정욱식 대표의 인터뷰는 1182호에서 ‘주목! 이사람’ 코너를 통해 소화했다.

과거 인터뷰하면서 타이핑해 놓은 취재파일을 다시 열어봤다. 이 소설들은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지금 벌어진 상황을 ‘예언’했다며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엄밀한 의미의 ‘예언’은 아니다. 2년 전 김진명을 인터뷰할 때 그는 2017년 대선은 김문수 대 박원순의 대결구도로 봤다. 새누리당에서 ‘젊은 피’로 윤상현이 키맨의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정욱식 대표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의 유력 후보지로 대구 달성군 가창면의 최정산을 꼽았다. 그럼에도 취재파일을 읽다보면 눈에 띄는 대목은 여러 군데다. 사드 배치 결정이 언제 이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진명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박근혜가 있는 지금이다. 다른 누구보다도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발표하는 것이 제일 쉽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과거 주한미군 사령관을 역임했던 버월 벨의 견해가 맞다. 그의 생각은 사드 배치는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국민을 설득할 시간을 갖고, 그런 다음 국민적 함의를 모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지금처럼 ‘아니다, 모르겠다, 그런 적이 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다.”

정욱식은 미국 대선 전인 10월에 열리는 연례 한·미 안보협의회(SCM) 때 한국 배치 발표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그는 “김정은을 미국에 초대해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하겠다”고 밝힌 미국 대선후보 트럼프의 ‘대화론’에 맞서 힐러리 클린턴, 그리고 민주당 정권은 ‘MD론’의 일환으로 사드 추진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2017년 한국 대선을 매개로 사드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예견했는데, 이들이 각각 상정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넘어 사태가 급진전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불행과 고통은 결국 국민의 몫으로 남는다. 우리에게 정녕 서희(소설 <말과 칼>의 주인공)와 어민(소설 <싸드>의 주인공) 같은 지혜를 가진 사람은 없는 걸까.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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