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캐스팅, 스타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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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2015년 방송가를 돌아보고, 2016년 방송가를 예상해보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주에는 예능 프로그램의 유행을 위주로 방송가를 점쳐봤습니다. 이번에는 드라마 이야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지난해 TV 드라마들은 굉장히 다채로웠습니다. 일일극의 자극적인 설정, 그리고 주말극의 가족적인 분위기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미니시리즈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습니다. 멜로와 코미디가 강세를 보였지만 스릴러와 치정, 법정물들도 사랑받았습니다.

/ KBS, tvN

/ KBS, tvN

SBS는 특히 <풍문으로 들었소> <상류사회> <가면>등 사회지도층의 허상을 보여주는 드라마를 다수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과 <용팔이> <냄새를 보는 소녀> 등 독특한 시선과 문법을 가진 드라마를 많이 선보였죠. MBC 역시 다중인격 소재의 <킬미, 힐미>, 학교 폭력을 전면에 내세운 <앵그리맘>, 그리고 뱀파이어물 <밤을 걷는 선비>, 로맨틱 코미디 <그녀는 예뻤다> 등이 사랑받았습니다. 상대적으로 KBS는 전반적인 시청률 침체에 힘겨운 한 해를 보냈죠. 케이블 역시 <응답하라 1988>과 <오 나의 귀신님> 등 복고와 빙의 등 새로운 코드를 내세운 드라마들로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지난해는 ‘이러한 장르가 성공의 지름길이었다’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시도와 문법이 있었고, 시장의 조화로운 선택 또한 받았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2016년을 맞아 채널들은 야심찬 신작으로 ‘안방전쟁’을 앞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상반기 드라마의 특징은 ‘캐스팅’, 즉 스타 배우의 흥행 파워에 의존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주요 작품들은 모두 화제성 있는 배우들의 출연을 앞세우고 있거나 원작의 인기 등에 기대고 있습니다.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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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경향은 1월부터 시작됩니다. 1월 2일에는 KBS1 <장영실>이 전파를 탑니다.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을 소재로 한 작품인데요.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인기를 모은 ‘삼둥이 아빠’ 송일국이 출연합니다. 같은 달 22일 tvN 드라마 <시그널>에는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스타 캐스팅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공조로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형사들의 이야기죠.

2월에 방송되는 KBS2 <태양의 후예>는 군복무 후 돌아오는 송중기의 복귀작입니다. 또한 상반기 방송이 결정된 SBS <사임당, 더 허스토리(the Herstory)>는 이영애의 10년 만의 연기 복귀로 화제가 됐습니다. 이후 방송되는 KBS2 <함부로 애틋하게>는 청춘스타 김우빈과 수지의 출연으로 눈길을 끌고 있죠.

독특한 소재로 관심을 끄는 작품도 있습니다. 1월 4일 첫 방송되는 tvN <치즈 인 더 트랩>입니다. 웹툰으로 인기를 얻었던 원작을 각색한 작품으로, 20~30대 여성층의 섬세한 감성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로맨스와 코믹, 그리고 스릴러적 요소가 버무려진 작품입니다. 뒤이어 KBS2의 <무림학교>가 방송됩니다. 무예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는 독특한 설정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상반기 주요 채널들은 스타를 앞세운 바람몰이를 시작했습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1월을 잡아야 ‘1년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인 듯합니다. 여기에 <사임당, 더 허스토리>는 완전 사전제작, <치즈 인 더 트랩>은 반 사전제작을 의도하고 있습니다. 이 시도가 다양한 장르 못지 않게 드라마 촬영 환경의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만합니다.

<하경헌 경향신문 엔터·비즈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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