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 ‘흑화’ 무슨 뜻인지 아세요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장사의 신-객주 2015> 양정아, 박상면과 촬영장 속 ‘달달 케미’” / “<발칙하게 고고> 이원근-지수 우정 넘은 청춘 브로맨스”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들에 대해 쓴 온라인 기사들의 제목입니다. 과연 이 문구의 뜻을 이해하는 분은 얼마나 계실까요? 물론 30대 이하, 특히 연예뉴스를 자주 검색하는 분들은 거의 이해하는 문장인 듯합니다. 아마 ‘케미’ ‘브로맨스’ 등의 단어들이 어려우실 겁니다. 하지만 기사에도 쓰이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사용되는 단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드라마 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신조어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적절한 축약과 감각을 내포하고 있는 신조어들은 세련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응당 바른 말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을 하기에 앞서, 이 신조어들을 이해하다 보면 요즘 드라마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드라마 관련 신조어들을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의미를 이해하셨다면 드라마를 열심히 보는 분들과의 대화도 한 번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SBS <아내의 유혹>

SBS <아내의 유혹>

■ 케미 - 이 말은 영어 ‘케미스트리(Chemistry)’의 준말입니다. ‘화학작용’이라는 원래 의미가 있는데, 드라마로 옮겨오면 특히 드라마 속 남녀 사이의 ‘호흡’을 일컫는 말이 됩니다. ‘케미가 좋다’는 말은 다른 말로는 ‘남녀 연기자 간의 호흡이 좋다’로 쓸 수 있습니다. 이 단어에 뭔가가 도드라진다는 의미의 ‘돋다’를 첨가하면 ‘케미가 돋는다’는 등의 응용표현으로 쓸 수 있습니다.

■ 흑화 - 이 말은 한자어인데요. ‘흑화(黑化)’, 말 그대로 ‘검게 변한다’는 뜻입니다. 극중 선량해 보이거나 순수해 보이는 등장인물이 뜻하지 않은 사건이나 트라우마를 겪게 되면서 복수심이나 자만심 등 나쁜 감정을 품으면서 악역 캐릭터로 변화한다는 의미입니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남편의 배신으로 복수에 나서는 장서희의 경우를 ‘흑화한다’고 표현할 수 있겠죠.

■ 츤츤거리다 - 등장인물의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단어 중에 하나입니다. 이 말의 원류는 일본 신조어 ‘츤데레(ツンデレ)’입니다. 형용사로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다가 우호적으로 변한다’ 또는 ‘평소에 퉁명스럽고 무뚝뚝하지만 속으로는 호감을 갖고 있다’는 등으로 쓰이죠. 드라마에서는 겉으로는 다른 인물에게 박하게 대하는 것 같지만 그것이 좋아하는 마음의 표현일 경우에 사용합니다. ‘츤데레’에서 ‘츤’을 발굴해 ‘츤츤거리다’는 등의 동사로 쓰죠.

tvN <미생>

tvN <미생>

■ 브로맨스 - 최근에 많은 분들이 보고 있는 미국 드라마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형제’를 의미하는 Brother와 ‘애정관계’를 의미하는 Romance를 합쳐 ‘브로맨스(Bromance)’로 씁니다. 드라마에서 남자 캐릭터끼리의 호흡이 좋을 때, 또는 단순한 의리 이상의 관계가 감지될 때 ‘브로맨스 관계다’라고 표현합니다. 대표적인 ‘브로맨스’는 <미생>의 장그래와 오 과장쯤으로 보면 될 듯합니다.

■ 치어머니 - 특정 드라마 때문에 생겨났습니다. tvN이 제작하고 있는 <치즈 인 더 트랩>인데요. 과거 한 번 소개한 유명 웹툰 원작의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의 열성 팬인 여성 시청자들이 기획, 캐스팅 단계에서 많은 후보 연기자를 놓고 까다롭게 대하는 모습이 마치 ‘시어머니’를 닮았다고 해서 드라마 제목의 앞글자 ‘치’에다 ‘어머니’를 합성했습니다. 표현하자면 ‘드라마에 감놔라 배놔라 간섭이 많은 시청자들’을 지칭하는 말이겠네요.

<하경헌 경향신문 엔터·비즈부 기자>

클릭TV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