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올해의 비상

한국 찾은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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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아파할 때였다. 광화문에서 유가족들은 농성을 이어나갔고 희생자인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는 단식 농성 중이었다. 정치권은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공방만 벌이고 있었다.

8월 16일 시복 미사를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광화문광장으로 들어서면서 유가족들과 조우했다. 교황은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유민 아빠의 손을 잡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마주잡은 손과 손으로 전달됐다. 교황의 가슴에도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유민 아빠는 교황에게 편지를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 미사에 앞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영오씨를 위로하고 있다. |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 미사에 앞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영오씨를 위로하고 있다. |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제공

아픔을 쓰다듬고 위로하고, 위안을 준 것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에서도 그리고 정치권에서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세월호 유가족도, 천주교 신자들도, 일반 국민들도 수만리 떨어진 곳에서 날아온 교황에게서 감동을 받았고, 위안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보기 위해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비록 4박5일간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교황이 한국에 남긴 감동의 여운은 오랫동안 울려퍼졌다.

이정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홍보국장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식을 로마에서 할 수 있었지만 한국에서 거행했다”면서 “이런 종교적인 행사도 물론 의미가 있었지만 세월호의 아픔을 갖고 있던 국민들에게, 그리고 시대의 아픔을 가진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신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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