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 ‘스타 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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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는 연기자를 제외한 방송 제작에 관계하는 모든 사람을 말한다. PD나 작가, 촬영, 조명 등을 담당하는 이들은 철저히 무대 뒤의 사람이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거나 혹은 그 반대이거나, 프로그램의 얼굴은 무대 위의 연기자들이다. 스태프들은 겨우 프로그램 말미의 자막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하지만 요즘은 스태프가 하나의 캐릭터를 가진 예능 프로그램의 주체가 됐다.

김태호(왼쪽), 신정수. |사진제공 : MBC

김태호(왼쪽), 신정수. |사진제공 :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 ‘1박2일’(KBS2)의 나영석 PD의 지명도는 강호동과 비견될 만하다. 야생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그는 멤버들에게 미션을 제시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새 멤버 영입을 고심할 당시 누리꾼들은 나 PD를 새 멤버로 추천하기도 했다. 나 PD는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외출도 자제한다”고 밝혔을 정도로 이미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1박2일’은 나 PD를 비롯해, 다수의 스타급 스태프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 ‘1박2일’ 방송분은 스태프와 멤버들 간의 대결이 큰 줄기를 이뤘다. 저녁 식사를 걸고 두 팀이 축구 대결을 했고, 족구, 계주 대결로 이어졌다. 나 PD는 경기에서 지면 “스태프 80명 전원이 (바닷물에) 입수하겠다”고 선언했고,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이 와중에 스타들이 대거 탄생했다. 심판을 맡은 조명팀 소속의 스태프는 독특한 억양이 이목을 끌었다. 은지원은 스태프의 억양을 성대모사하며 웃음을 줬다. 이쯤 되면 스태프와 출연자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1박2일’의 한 남자 작가는 <해피선데이>의 다른 코너인 ‘남자의 자격’의 ‘남자 그리고 아이디어, 라면의 달인’ 편에 등장해 오랜 자취 생활로 터득한 라면 솜씨를 뽐냈다. ‘남자의 자격’에서는 스태프가 아니라 출연자였다.

나영석 | 사진제공 : KBS

나영석 | 사진제공 : KBS

5월 1일 방송한 ‘남자의 자격’의 ‘남자, 살아서 돌아오라’ 편에서도 ‘스타 스태프’ 만들기가 이어졌다. 출연자와 함께 무인도에서 1박2일을 보내야 하는 스태프들은 출연자와 함께 예능의 한 부분이 됐다. 과묵한 스태프에게 ‘낯가리는 VJ’라는 캐릭터를 만들어줬고, 스태프들의 무인도 나기도 작은 소재가 됐다.

스태프들의 스타화는 앞서 <무한도전>(MBC)에서 꽃을 피웠다. 김태호 PD의 이름도 자주 등장한다. 얼굴도 무시로 스친다. 김 PD의 결혼식에는 의례적으로 연예 매체의 취재가 뒤따랐다. 멤버들끼리 ‘미남’을 뽑는 과정에서도 “김태호보다 낫다” “못하다”는 식으로, 그를 출연시켰다. 스타 김태희와 동명이인인 미녀작가의 미니홈피 방문자 수는 연예인만큼이었다. 박명수의 매니저인 ‘정실장’과 정형돈의 코디네이터도 이 프로그램으로 떴다.

1일 방송이 재개된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도 새로운 스타 스태프를 예고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쌀집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 PD가 기획했으나 재도전 등의 문제로 하차하고 신정수 PD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PD의 얼굴이 전파를 탔다. PD 교체가 국민적 이슈가 됐던 터라 높은 관심에 대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스타 스태프들이 탄생하는 건 주로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다. 짜여진 각본보다는 애드리브를 중요시하고, 스태프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보니 스태프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리얼 형식의 버라이어티 인기가 계속되는 한, 스태프들의 스타화도 계속될 듯 보인다. 

<박은경 스포츠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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