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연예가 풍속도’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MBC 주말드라마 <욕망의 불꽃>의 백인기(서우)는 인기 스타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화제고, 일거수 일투족이 기삿거리다. 최근 백인기는 과거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유출돼 곤욕을 치렀다. 드라마 속 백인기가 ‘비디오 파문’이라는 위기를 이겨내는 과정은 연예정보프로그램 <연예가중계>의 리포트보다 더 적나라하다.

욕망의불꽃

욕망의불꽃

백인기는 자택에 칩거하고, 기자들이 집앞으로 몰린다. 남자친구 김민재(유승호)는 기자들 앞에서 “올 봄 결혼하겠다. 비디오가 사실이든 아니든 우리의 약속은 변함없다”고 깜짝 발표하고 파문 진화에 나선다. 파문이 사그라들지 않자 백인기가 기자회견을 자청한다. 호의적인 기사를 써줄 친한 기자들만 부른다. 백인기는 “섹스 동영상의 주인공이 자신이 맞다”고 솔직하게 인정한 후 고아원 시절부터 미래 없이 살아야 했던 절박한 상황을 호소한다. 이어 친엄마를 최근에서야 만났다고 오열하며 동정심을 자극한다. 눈물의 기자회견 후 여론은 호의적으로 바뀌고, 백인기는 일부러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가서 대중들과 스킨십을 갖는다. 위기에 빠진 스타의 ‘언론 플레이’ 과정이 꽤 사실적이다.

<욕망의 불꽃>에서 스타의 위기관리 능력을 엿볼 수 있다면, KBS2 월화드라마 <드림하이>는 연예인으로 데뷔하기 전 수련과정을 볼 수 있다. 주인공인 예술고등학교의 학생들은 하루 종일 춤과 노래 연습에만 매달린다. 실력이 떨어지면 실기에만 열중할 수 있는 ‘예술반’이 아니라 ‘입시반’으로 배정받기 때문이다. ‘입시반’은 이들에게 죽기보다 싫은 공간이다. 대신 최상위 성적을 받으면 ‘데뷔반’으로 승급한다. 마치 연예기획사의 연습생 훈련제도와 비슷하다. 국내 유명 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과 키이스트의 배용준이 드라마 제작에 참여했다.

SBS 주말드라마 <웃어요 엄마> 속 여배우 신달래(강민경)도 연예가 현실을 보여준다. 신달래의 엄마(이미숙)는 딸을 더 좋은 작품에 출연시키기 위해 방송국에 비타민 음료를 돌리고, 손수 싼 도시락을 촬영장 스태프들에게 나눠준다. 엄마는 딸이 대기업 후계자인 구현세(박성민)와 결혼해 든든한 후원자를 얻기 바라고, 현세가 자주 가는 산이나 공연장에 딸을 데리고 가 자연스러운 만남을 유도한다. 딸의 인기를 위해 예능프로그램에서 막춤을 추고, 드라마 주연을 빼앗기 위해 다른 여배우의 사고를 조장한다.

(왼쪽) 드림하이, 아테나: 전쟁의 여신

(왼쪽) 드림하이, 아테나: 전쟁의 여신

SBS 월화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는 가수 보아가 본명 그대로 출연했다. 아시아 스타지만 대형 공연을 앞두고 긴장하고, 평범한 일상을 즐기며 좋아한다. 가수 보아 실제의 모습인지, 드라마 속 설정인지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현실감 있다. SBS 수목드라마 <싸인> 1회에서는 인기가수 서윤형 사망사건이 등장했다. 여자친구가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혐의를 부인하면서 미제사건이 됐다. 그룹 초신성의 멤버 건일이 서윤형을 연기했다. 방송 후 1995년 사망한 그룹 듀스의 김성재 사건과 흡사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드라마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드라마 속 ‘연예가중계’는 어디선가 들어봤던, 혹은 누군가 떠오르게 하는 에피소드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드림하이>에 실제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고, <싸인>과 <아테나>에서 진짜 가수들이 연기하는 것도 이같은 의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은경 스포츠칸 기자>

클릭 TV바로가기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