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동업, 찰떡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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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과 골프는 부부끼리 가르치거나 배우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쉬운 것도 못하느냐”는 남편의 공격에 “당신은 날 때부터 운전대 잡고 태어났냐”는 아내의 반격이 시작되면, 강습은 이미 루비콘강을 건넌다.

최수종 하희라 부부

최수종 하희라 부부

운전이나 골프 실력은 나누기 힘들어도, TV세상에서는 ‘부부동업’이 날로 득세하고 있다. SBS <스타 부부쇼 자기야>에 연예인 부부가 동반 출연하고, 김승우가 진행하는 토크쇼 KBS2 <승승장구> 첫 회에 아내인 김남주를 초대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박신양·전광렬·김아중이 주연한 SBS 수목극 <싸인>은 아내가 글을 쓰고 남편이 연출한다. <싸인>의 연출을 맡은 장항준은 영화 <라이터를 켜라>(2002)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감독. 그는 1998년 SBS 예능국 작가 후배인 김은희 작가와 결혼에 골인, 지난해 방송된 tvN 드라마 <위기일발 풍년빌라>를 공동 집필했다. <싸인>에서는 연출자와 작가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1월 23일 첫 방송한 SBS 주말극 <신기생뎐>의 손문권 PD와 임성한 작가도 부부다. 두 사람은 2005년 방송된 <하늘이시여>에서 작가와 조연출로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당시 손 PD가 12살 연하라는 점과 주변에 알리지 않고 가족들끼리 조용히 결혼식을 올린 점이 화제가 됐다. <아현동 마님>(2007)에 이어 <신기생뎐>으로 두 번째 부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정형돈 한유라 부부

정형돈 한유라 부부

정형돈은 아내인 한유라 작가와 설 특집 프로그램 SBS <재미있는 퀴즈클럽>으로 만난다. 두 사람은 2008년 SBS <미스터리 특공대>에서 함께 작업하면서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 지난해 시청률 40%에 육박하며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자이언트>를 공동집필한 장영철, 정경순 작가도 부부 사이다. 정치나 정계 권력싸움은 남편인 장영철 작가가, 여심을 자극하는 멜로 부분은 정 작가가 맡아 장점을 살렸다.

연예계 최고의 잉꼬부부로 꼽히는 최수종, 하희라는 KBS2 수목극 <프레지던트>에 함께 출연한다. 영화 <별이 빛나는 밤에> 이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만난 것. 극중에서도 아예 부부로 출연한다.

이봉원 박미선 부부

이봉원 박미선 부부

이봉원과 박미선 부부는 SBS 러브FM <이봉원, 박미선의 와와쇼>(오후 2시)의 공동MC다. 오후 8시30분대 방송하던 <우리집 라디오>를 진행하다 찰떡호흡으로 황금시간대를 꿰찼다. 케이블채널 SBS ETV 예능 <미워도 다시 한 번>도 함께 진행하면서 부부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부부동업은 부부 사이의 감정이 일로 이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박미선은 “남편과 부부싸움 한 날을 청취자들이 귀신같이 안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부부동업이 부부파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따로 또 같이’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최수종과 하희라 부부는 매니저도 따로 두고, 차량도 각자 이용한다.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촬영장에서도 따로 시간을 보낸다. 촬영 스케줄을 맞춰 달라는 등 특별 배려도 원치 않는다.

공과 사의 구분만 잘 짓는다면, 서로를 잘 알고 리허설이 필요치 않은 부부의 찰떡호흡은 강점으로 작용한다. <와와쇼> 시청자게시판에는 “두 분을 보면 티격태격하는 것까지 우리 부부랑 똑같다” “허심탄회하게 가정사를 털어놓을 수 있다”는 등 부부파워를 지지하는 의견이 많다.

<박은경 스포츠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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