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드라마는 여자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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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 주목받은 드라마 <추노> <제빵왕 김탁구>는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였다. <추노>는 상반신을 훤히 드러낸 ‘추노꾼’ 장혁·한정수·김지석의 이야기였으며, <제빵왕 김탁구>도 반듯한 후각천재 윤시윤이 빵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올 가을에 새로 선보이는 드라마는 강하고 똑똑한 여성들이 전면에 나선다.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고, 억척주부의 성공기도 그려진다. 남자들의 드라마에서 아리따운 여성과의 사랑이 ‘사이드 메뉴’였다면, 여성드라마에서는 남자들의 헌신이 ‘사이드 메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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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첫 방송한 SBS수목극 <대물>은 대한민국 최초 여성대통령의 이야기다. 아나운서 서혜림은 방송국 기자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던 중,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종군기자로 파견된 남편을 잃고 고향에서 친환경운동을 펼치다 정치가로 변신한다는 내용이다. 여성 대통령을 연기하는 고현정은 “강자에게는 더욱 강한 카리스마로 대항하고 약자에게는 친 서민정책을 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대통령 역할을 선보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잠수함에 승선한 우리 해군을 구하기 위해 중국 주석에게 고개를 숙이면서도 기품과 자존심은 굽히지 않는다. 오히려 강한 모성애 같은 카리스마로 국민들을 지켜낸다. 극중 국회의원으로 나오는 차인표는 고현정이 정치에 입문하도록 도운 인물로 나오고, 고현정을 짝사랑하는 검사 권상우가 뒤에서 그녀를 지킨다. 

10월18일 첫 방송하는 MBC월화극 <역전의 여왕>은 김남주가 주연한 <내조의 여왕>의 후속편 격이다. 제목부터 <내조의 여왕>보다 강인하다. 이 드라마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게 최고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던 한 여자가 결혼 후 예상치 못한 풍랑을 이겨내면서 인생 역전을 누리게 된다는 이야기. 김남주가 역경을 딛고 스스로 일어서는 억척주부의 모습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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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월화극 <닥터챔프>의 김소연과 KBS2 수목극 <도망자 플랜비>의 이나영도 여성 캐릭터의 변신을 꾀한다. 지난달 27일부터 방송된 <닥터챔프>는 태릉선수촌을 배경으로 국가대표 담당 주치의의 눈을 통해 바라본 스포츠의 세계를 그린다. 국가대표 주치의 정형외과 의사인 김소연은 자애로운 의료인이기보다는 불의를 참지 못하고 욱하고, 교수의 의료사고를 고발하는 정의로운 여성으로 등장한다. 

역시 지난달 29일부터 방송된 <도망자 플랜비>는 <추노>의 곽정환 감독과 천성일 작가가 다시 뭉친 작품. 6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이나영이 ‘월드스타’ 비와 호흡을 맞췄다. 이나영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여주인공 진이 역으로 분했다. 그간 여성적인 캐릭터를 맡아왔던 이나영은 일본 전통 우산을 이용한 화끈한 액션 연기를 소화했다. 액션 대역 배우를 ‘조기 퇴근’시키고, 직접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을 선보였다. 

12월 방송되는 SBS <아테나:전쟁의 여신>에서는 수애가 여전사로 변신한다. <아이리스>의 번외 편에 해당하는 이 드라마에서 수애는 NTS 요원이자 다른 비밀조직의 요원이기도 한 이중스파이를 맡았다. 단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드레스를 입은 채 상대 남자를 발차기로 제압하는 등 강도 높은 액션을 선보인다. 

올 가을 이어지는 드라마 속 달라진 여성주인공들이 여성시청자들에게는 쾌감을, 남성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함을 줄 전망이다.


<박은경 스포츠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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