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과 성생활을 바꾸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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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포인트]목숨과 성생활을 바꾸시겠습니까?

개인사업을 하는 46세 이모씨는 평소 혈압강하제를 복용하는 고혈압 환자다.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어 고혈압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약 때문인지 발기가 잘 안 된다며 병원을 찾았다.

실제 고혈압치료제,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등 의약품 중 일부는 장기간 복용 시 성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해외 의학계의 발표가 잇따라 발표된 사례가 있다. 약을 과다하게 복용하는 경우, 남성은 성욕 감퇴와 발기 장애 등을, 여성은 성욕 감퇴는 물론 질 분비액이 감소되면서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어려워지는 부작용을 겪기 쉽다. 따라서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라면, 치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복용한다 하더라도 환자의 연령과 증상 등을 감안해 면밀히 관찰한 다음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을 고치려면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그 약이 성적 장애를 일으킨다니 문제다. 약을 끊을 수도 없고, 계속 먹기도 곤란한 진퇴양난에 처한 셈이다. 물론, 식습관을 조절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약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방법도 있지만, 방심하면 다시 나빠질 수 있으며 주기적으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또 문제는, 이처럼 약을 줄여나갈 수 있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장기간 약물 복용으로 성기능을 회복하기 어려운 환자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보다 성생활이 더 중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간의 성생활 역시 포기하기 어려운, 행복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다. 장기간 약물 복용으로 인해 성기능을 회복하기 어려운 환자, 혹은 약을 복용하면서 원만한 부부생활도 원하는 경우 수술적인 치료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경우 주로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전신마취나 척추마취 등이 필요해 수술을 두려워하거나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세하고 복잡한 보형물 삽입술도 국소 마취가 가능해져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최형기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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