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다이어트 식품으로 일본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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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임음식의 왕’ 평가받고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뽑혀

[캠페인]김치 다이어트 식품으로 일본서 각광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 진수성찬 산해진미 날 유혹해도 김치 없으면 왠지 허전해/김치 없이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나는 나는 너를 못 잊어/맛으로 보나 향기로 보나 빠질 수 없지/입맛을 바꿀 수 있나”

가수 정광태의 노래 ‘김치주제가’다. 우리 밥상 위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 바로 김치다. 김치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인 조건과 선조들의 지혜가 어우러진 웰빙식품이다. 우리는 삼국시대부터 절인 무를 먹었다. 이를 ‘침채’(沈菜, 절인 음식)라고 했다. 어원상으로 침채→딤채→김치로 변해 왔다. 배추가 김치의 주원료로 쓰인 것은 조선 중기. 현재 김치의 종류는 무려 200여 가지다. 여기에 김치에서 분화된 장아찌나 식혜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다.

김치는 절임식품이다. 절임식품은 ‘제3의 식품’이라고 한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절임식품을 ‘미래에 살아남을 좋은 음식’으로 규정하면서 붙은 이름이다. 절임식품의 맛, 즉 발효미(醱酵味)는 ‘제5의 맛’이라고 부른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미각은 단맛·신맛·짠맛·쓴맛이다. 이 4가지 기본적 맛이 섞이고 어우러져서 만들어진 새로운 맛이 바로 ‘제5의 맛’이다.

김치 국물 속 유산균 요구르트의 4배
절임음식은 세계적으로도 많을 뿐 아니라 그 역사도 깊다. 중국 파오차이, 일본 스게모노와 오메부시, 독일·오스트리아의 자우어크라우트(양배추 절임), 유럽의 오이피클 등도 채소를 소금에 절인 발효식품이다. 세계는 그 중에서 김치를 으뜸으로 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건강전문잡지인 ‘헬스’는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한국의 김치, 그리스의 요거트, 스페인의 올리브오일, 인도의 렌틸, 일본의 콩식품)으로 선정했다. 뉴욕타임스도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저지방 건강식인 김치는 식초 없이 스스로 발효한다는 점에서 ‘절임음식의 왕(King of Pickle)’”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2000년 김치를 “채소로 절인 뒤 양념을 버무려 저온에서 젖산(유산균) 발효한 것”으로 규정했다. 발효식품의 대명사로 당당히 인정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김치가 최고의 발표식품으로 인정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재료의 다양성, 영양, 맛 등에서 김치를 대적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0년 당시 일본은 ‘기무치’를 발효식품으로 인정받기 위해 경제력을 앞세워 온갖 외교적 노력을 했으나 좌절됐다. ‘기무치’는 완전히 숙성하기 직전의 겉절이 김치라고 할 수 있다. 또 일본 사람들이 싫어하는 마늘·젓갈·고추가 없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양식품인 김치의 맛과 영양의 비밀은 바로 거기에 있다. 잠시 김장독 속으로 들어가보자. 김치를 담그면 처음엔 여러 미생물이 배추, 무 그리고 갖은 양념과 젓갈 등 재료 속에 든 당분을 분해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와 김치 포기 속의 공기를 밀어낸다. 삼투압작용이다. 이때부터 유산균이 번식한다. 김치 국물 1㎖당 1억 마리 유산균이 생긴다. 요구르트보다 4배나 많은 것이다. 발효가 진행되면서 미생물의 작용(숙성)으로 김치의 맛과 풍미를 더하는 것이다. 유산균이 가장 많을 때가 가장 맛있게 익었을 때라고 한다. 진정한 김치의 풍미와 우수성은 바로 채소 절임과 양념에서 나오는 것이다.

최근까지 김치의 우수성과 독창성은 매운 맛 때문에 세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이다. AI가 휩쓸고 간 동아시아에는 수만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지만 김치를 365일, 하루 세 번씩 먹는 한국인에게만 유독 감염자가 한 명도 없었다. 실제로 한국식품연구원 김영진 박사팀은 김치의 AI 바이러스에 대한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김 박사팀은 “AI 바이러스 억제 효능을 갖는 물질은 주요 발효물인 젖산이 아니고 김치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어떤 특정물질’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김치가 과학적으로 ‘약식품(藥食品)’으로 가치를 부여받은 사례는 많다.

우리나라 김치 소비량은 갈수록 감소

[캠페인]김치 다이어트 식품으로 일본서 각광

우리나라에선 최근 김치의 항암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부산대 부설 김치연구소 박건영 교수는 최근 실험쥐에 암세포를 이식한 뒤 3주간 발효시킨 김치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종양의 무게가 4.32g에서 1.98g으로 54%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김치 추출물에는 비타민 A의 전구 물질인 베타카로틴(beta Carotene)의 함량이 비교적 높다. 배추 등에 많이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은 대장암 예방 효과가 큰 물질로 알려져 있다. 중요한 양념 재료인 고추는 위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은 엔돌핀을 비롯한 호르몬 유사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마늘 역시 수많은 임상실험을 통해 항암 효과가 증명됐다. 특히 유방암 억제 효과(유럽미생물학회 발표)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의 영향을 추정하고 있다.

더 나아가 학계 일각에선 잘 익은 김치 속에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식물활성물질이 암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이나 돌연변이 유전자(텔로머라제) 등을 차단, 결국 암을 억제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김치가 여성의 미용식품, 다이어트 식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고춧가루의 캡사이신이 지방을 분해한다는 입소문 때문에 매운 김치를 찾는 일본 여성이 늘고 있다. 고추의 매운맛이 열을 발생시켜 몸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체중 조절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자칭 ‘김치미인’이라고 부르는 원로배우 우츠미 미도리(농림수산식품부의 한국 식문화 홍보대사)는 “김치의 매운 자극으로 인해 몸 속의 노폐물이 땀으로 빠져나옴으로써 피부도 깨끗해지고 몸도 날씬해진다”고 말했다. 고추의 매운맛이 체열을 발생시켜 체중 조절 효과를 낸다는 얘기다. 실제로 KBS의 프로그램인 ‘생로병사의 비밀’팀이 의뢰한 한 조사에서도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김치의 추출물을 먹이지 않은 실험쥐의 체중이 4주 후에 340g로 변화가 없었던 반면 추출물을 먹인 쥐의 몸무게는 304g로 줄었다.

그러나 우리의 김치 소비량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1인당 김치 소비량이 2003년 27.4㎏에서 2006년에는 24.9㎏으로 줄었다. 식생활 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때문이다. 로버트 웨인버그 MIT의 미국 암학회연구소 연구교수는 “서양식 식단에서 과연 무엇이 암 발병률을 높이는지 정확히 식별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그런 식단이 암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는 충고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김치의 건강 효과
·항 예방 효과
·동맥경화 예방
·항산화 효과·피부노화 억제
·비만 억제 효과(고추의 캡사이신·식이섬유)
·변비 예방 효과(식이섬유)
·식욕 증강
·다양한 미네랄 공급
·아토피와 알레르기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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