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현대車 i30, 유럽시장 공략 선봉장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유럽 취향 해치백 모델… 시승회서 디자인·성능 인정받아

현대차가 7월 12일 영화배우 임수정씨를 앞세워 i30을 발표했다.

현대차가 7월 12일 영화배우 임수정씨를 앞세워 i30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7월 12일 올림픽공원에서 i30을 발표했다. i30은 유럽 취향의 해치백 모델로서 발표 전부터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i30이 발표 전부터 관심을 끈 까닭은 현대차의 유럽시장 공략에 선봉장이라는 것 때문이다.

수출 호조를 보이는 국내 차가 세계 제2의 자동차시장인 유럽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북미시장에서 국내 차의 품질과 성능이 우수하다는 것이 입증되며 회사 이미지까지 함께 좋아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유럽시장에서의 활약은 꽤 부진하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원인이 유럽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고 말한다.

유럽 사람들은 중대형보다 소형·준중형급 차를, 가솔린보다는 디젤 차를 선호한다. 환경규제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강하다. 이 때문에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중대형 차와 SUV를 전략 차종으로 미는 국내 업체가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폭스바겐 골프·푸조 307 공략목표

여기에다 유럽에는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BMW, 푸조 등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가 즐비하다. 이런 회사들과 경쟁하기에는 아무래도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황관식 과장은 “환경규제가 까다롭고 최고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유럽 취향을 맞추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노력의 결실이 바로 i30이다.

‘유럽형 전략 모델’인 i30은 유럽에서 부동의 인기 판매 1위인 폭스바겐 골프와 푸조 307을 공략 목표로 삼고 개발했다. 최고출력 121마력의 1.6ℓ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은 연비가 13.8㎞/ℓ, 디젤 U-1.6ℓ엔진을 탑재한 모델은 16.5㎞/ℓ의 연비를 실현했다.

현대차의 전체 수출 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이며 기아차는 30%를 약간 넘는다. 시장점유율로 따지면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2%도 차지하지 못한다. 시장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C-세그먼트(준중형급)에 집중할 생각이다.

현재 유럽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내 차는 기아자동차의 ‘씨드’이다. 국내에서는 발표하지 않은 씨드는 유럽 현지에서 ‘약점을 찾기 어려운 차이며, 골프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차’(독일 자동차전문지 ‘아체에 렌크라트’)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또한 국내 출시 전인 지난달 말 유럽 현지에서 이미 기자단 시승회를 한 i30 역시 디자인과 성능이 매우 우수한 차로 인정받았다. 현대차 황관식 과장은 “씨드와 i30 모두 유럽형 준중형 해치백 모델로서 유럽인의 취향에 딱 맞는 차”라고 자신한다.

전문가들은 유럽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지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럽 사람들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 거기에 맞는 모델을 전략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형 가솔린 엔진 기술력 탁월

왜건이나 해치백 모델이 인기 있는 것도 유럽의 특징이다.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유럽인들은 전통적으로 자동차를 이동수단으로 생각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자동차의 효율성과 실용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왜건과 해치백 모델이 인기 있다”고 설명한다. 고급 세단과 SUV를 주력 차종으로 하는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다른 지역에서와 달리 유럽에서 고전하고 있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엔진을 비롯해 각종 기술력 또한 최고여야 한다. 앞서 말했듯 유럽에는 전통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회사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업체의 기술력은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비록 디젤 엔진 기술력이 유럽에는 못 미치지만 중소형 가솔린 엔진 기술력만큼은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유럽 현지 생산도 유럽 공략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물류망을 확대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유럽 현지 생산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기아차가 지난 4월 24일 슬로바키아 질리나 시에서 한 유럽 공장 준공식, 다음날인 25일 2009년 생산을 목표로 체코 노소비체 시에서 한 현대차 유럽 공장 기공식은 큰 의미가 있다.

김필수 교수는 “북미시장은 중대형 차와 SUV로, 유럽시장은 준중형과 소형 모델로 차별화해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업체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유럽시장 장악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푸조 207CC 시승기

힘센 물고기처럼 튀어나가는 가속력이 일품

푸조 207CC는 하드톱 컨버터블로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206CC의 후속작(풀체인지 모델)이라는 점에서 일단 눈길을 끈다.

[CAR]현대車 i30, 유럽시장 공략 선봉장

맹수의 눈을 연상시키는 전면 헤드라이트 사이로 푸조 고유의 엠블럼이 새겨 있는 207CC는 아담하지만 강렬한 디자인이 매혹적이다. 하드톱을 닫았을 때와 열었을 때의 느낌 역시 매우 다르다. 하드톱을 닫았을 때는 디자인이 돋보이는 작은 2인승 쿠페 같다. 하드톱을 열었을 때는 금방이라도 날렵하게 질주할 듯한 카브리올레 스포츠카다. 그래서 CC(Coupe-Cabriolet)다. 하드톱은 버튼 조작 한 번으로 25초 만에 열리거나 혹은 닫힌다. 시속 10㎞ 이하로 주행시에도 개폐가 가능하다.

외제차의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207CC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차의 크기는 차치하고라도 운전석에 앉으면 인테리어가 매우 간소하다는 것을 단박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흔하디 흔한 LCD 화면이 없으며 계기판은 아날로그식이다. 역삼각형 모양으로 배치한 계기판은 한편으로는 복고적인 인상을 풍긴다.

푸조 207CC는 2인승이다. 뒷좌석은 탑승용이라기보다 인테리어에 속한다. 그러므로 뒷좌석에 사람, 특히 어린이를 탑승시키는 건 곤란하다. 공간이 매우 협소해 사람을 태울 수도 없다. 억지로 사람을 태운 채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 소리와 함께 힘센 물고기처럼 튀어나간다. 1.6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푸조 207CC는 최고출력 120마력을 발휘한다. 특히 주행면에서 푸조 207CC의 가장 큰 매력은 가속력이다. 1.6ℓ 엔진 치고는 가속력이 탁월하다. 회사 측이 밝힌 푸조 207CC의 최고속력은 시속 195㎞이다. 하지만 차가 작아서인지 시속 150㎞를 넘어서자 불안한 감이 든다.

정숙성을 중시하는 운전자라면 푸조 207CC의 엔진 소리가 귀에 거슬릴 수 있다. 스포츠카의 느낌을 주기 위해 엔진 소리를 차단하는 데 그리 큰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새 차임을 감안한다면 엔진 소리가 너무 크다는 느낌이다. 하드톱을 개방한 상태에서 고속도로를 탈 때는 흥이 날지 모르나 엔진 소리가 크다 보니 교통체증이 심한 도심에서는 아무래도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브레이크는 굉장히 예민하다. 살짝 밟아도 급제동의 우려가 있으므로 브레이크는 조심스레 다뤄야 한다.

차가 도로 사정에 민감하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도로가 매끄럽지 않고 조금이라도 좋지 않으면 차의 흔들림이 운전자에게 바로 전달된다. 고속주행을 할 때 작은 돌멩이에라도 걸리면 꽤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회사 측은 다양한 안전장치를 장착해 안전에 자신 있다고 밝힌다.

요즘 준중형 이상의 웬만한 차라면 핸들에 오디오 조작 버튼을 장착하고 있다. 푸조 207CC 역시 운전 중 오디오 볼륨과 라디오 주파수 등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핸들에 장착한 것이 아니라 핸들 밑에 별도로 장착했다. 이는 운전자에 따라 일장일단이 있다. 핸들에 장착했을 경우 거추장스러움을 없앴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오디오를 조작할 때 운전에 방해가 된다는 단점이 있다.

푸조 207CC는 세련된 디자인, 쿠페와 컨버터블의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모델이다. 그러나 차의 정숙성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이 매력이 반감될 것이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CAR바로가기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