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앞두고 컨버터블·SUV 새 모델 잇따라

뉴 아우디 TT 로드스터 <김세구 기자>
최근 자동차 업체들의 신차 발표가 잇따른다. 지난 5월 16일부터 푸조가 207CC 시리즈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6월 4일 현대차의 베라크루즈 가솔린 모델과 폭스바겐 이오스, 7일 뉴 아우디 TT, 10일 포드의 New Escape, 11일 BMW의 뉴 미니 쿠퍼 S, 13일 현대차의 싼타페 2.0 VGT 등 신차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의 신차 발표 행렬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고급 세단은 없고 대다수 컨버터블이거나 SUV라는 점이다. 모두 ‘레저’와 어울리는 모델이다. 이는 다가온 휴가철을 겨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보통 여름에는 신차 발표를 꺼리는 경향이 강하지만 최근 업체들이 앞다퉈 신차를 선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베라크루즈 가솔린 모델 출시
현대차는 가솔린 모델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베라크루즈 3.8 가솔린 모델’을 출시했다. 출력과 가속 성능, 소음·진동 방지 측면에서 디젤 모델보다 앞선다. 베라크루즈 가솔린 모델에 탑재한 람다 3.8 엔진은 가변흡기기구,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 가변머플러 등 첨단기술로 무장했다. 이 엔진은 현대차가 환경보호를 염두에 두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성능·고효율 엔진으로서 현대차의 대형 세단인 에쿠스, 그랜저 등에 탑재한 것이다. 최고출력은 264마력이다.
베라크루즈 가솔린 모델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이다. 기존의 베라크루즈 디젤 300 VXL 프리미엄 4WD(4314만 원)보다 200만 원 싸다.
현대차는 베라크루즈 가솔린 모델에 이어 6월 13일에는 국내 SUV 중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싼타페의 2.0 VGT 모델을 출시했다. 새롭게 출시한 싼타페 역시 기존 모델보다 최고 130여만 원 싼 2400만 원대에 판매한다. 현대차 측은 “그동안 가격 때문에 망설였던 고객들에게 어필, SUV시장의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모델이 2.2모델이었기에 엄밀한 의미에서 가격을 내렸다고 하기는 어렵다.
2007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바 있는 폭스바겐의 이오스는 ‘사계절 컨버터블’을 표방한다. ‘사계절 내내 타고 다닐 수 있는 컨버터블’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드톱 컨버터블이라면 어느 차든 사계절 내내 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코리아가 굳이 ‘사계절 컨버터블’이라는 표현을 쓰는 까닭은 ‘파노라마 유리 전동 선루프’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이 선루프는 차의 앞창틀 프레임부터 형성돼 있어 일반적인 선루프보다 훨씬 넓다. 이 선루프 덕에 이오스는 톱을 닫은 상태에서도 빛을 받을 수 있어 컨버터블의 느낌을 어느 정도 살려준다. 물론 이 선루프는 일반 선루프처럼 가릴 수도 있다. 하드톱은 간단한 스위치 조작으로 25초 만에 열거나 혹은 닫을 수 있다.
이오스에 얹은 엔진은 골프 GTI의 4기통 직분사 터보 FSI 엔진이다. 최대 200마력을 뽐내며 정지상태에서 약 8초 만에 시속 100㎞까지 가속한다. 안전 최고속도는 시속 229㎞이다. 이오스는 초강력 강판으로 만든 차체 구조, 0.25초 만에 작동하는 전복 안전장치인 ‘룰-오버 프로텍션’ 시스템, 머리-흉부보호 에어백 등을 갖춰 안전에서도 최고를 지향한다. 가격은 5540만 원이다.
세련미 발산하는 아우디 TT
아우디코리아가 6월 7일 선보인 뉴 아우디 TT 쿠페와 로드스터 역시 눈길을 끈다. 아우디 TT의 가장 큰 매력은 디자인이다.

폭스바겐 이오스 <남호진 기자>
뉴 아우디 TT 쿠페와 로드스터는 기존의 TT 쿠페 디자인의 핵심이었던 원과 돔 형식을 갈고 닦아 부드러움과 세련미를 더욱 짙게 발산한다. 둘 다 차체를 기존 모델보다 낮춰 안정감을 주었으며 주행시 스포츠카의 맛을 더했다.
뉴 아우디 TT 쿠페는 터보차저를 갖춘 2.0 TFSI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200마력에 최대토크는 28.6㎏·m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시간은 6.4초이며 안전 최고속도는 시속 210㎞이다.
뉴 아우디 TT 쿠페는 뒷좌석도 탑승 가능하다. 하지만 뒷좌석 공간이 너무 좁아 편안하게 타기에는 무리이다. 그러나 오디오는 자랑거리 중 하나다. 디자인으로 보나 성능으로 보나 젊은층에 초점을 맞춘 뉴 아우디 TT 쿠페에는 최첨단의 음질과 재생기술을 자랑하는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함께 선보인 뉴 아우디 TT 로드스터는 소프트톱 컨버터블이다. 이전 모델에 비해 길이, 넓이, 높이가 모두 길어진 뉴 아우디 TT 로드스터는 첫인상부터 매력적인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강하게 내뿜는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스포티한 디자인, 강력한 파워, 탁월한 주행 성능을 겸비한 모델”이라고 자신한다. 뉴 아우디 TT 쿠페와 같은 엔진을 탑재했다. 뉴 아우디 TT 쿠페의 가격은 6250만 원, 로드스터는 6520만 원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레저’와 관련 있는 신차를 대거 출시함으로써 벌써 휴가철을 대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판매되고 있는 차를 들여오는 수입차 업체들의 경우, 신차 발표는 또 다른 의도를 갖고 있다. 다른 업체보다 하루라도 빨리 들어와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수입차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이 때문에 신차를 발표할 때 더 이상 계절적 요인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