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 차로 마시면 태아 건강에 좋아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봄비 촉촉히 내리는 이맘때 담양 소쇄원의 광풍각 뒤편 대나무밭으로 나들이를 가면 총총히 솟아난 죽순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후죽순(雨後竹筍)이라 했던가. 비가 한번 내리고 난 대나무밭에는 뾰족한 죽순들이 아우성을 치듯 제 모습을 드러낸다. 죽순은 맛이 순하고 부드러워 예부터 고급 요리 재료로 썼다.

조선시대 문헌인 ‘증보산림경제’나 ‘임원경제지’ 등을 보면 죽순밥, 죽순정과, 죽순나물, 죽순찜 등 다양한 조리법이 나와 있고 ‘요리제법’과 ‘이조궁정요리통고’에는 생채와 나물로 죽순채가 중요하게 소개되어 있다. 요리에 이용하는 죽순은 통통하면서 껍질에 솜털이 많고 이삭 끝이 노란 것이 좋다. 무엇보다 어린 것이라야 하는데 완전히 자란 것은 맛도 거의 없고 마치 대나무를 씹는 듯하기 때문이다.

죽순은 건강식품으로 아주 뛰어난 효능을 지니고 있다. 죽순의 씹히는 맛을 내는 섬유질 성분은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주며 장의 기능을 조절해주는 작용이 있다. 특히 이 섬유질에는 특수효소가 함유되어 있어 장 속의 유익한 균들이 잘 자라도록 도와준다. 죽순은 죽이, 죽아, 죽태라고도 불리는데 차로 만들어 하루에 20g 정도를 수시로 마시면 유산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태아도 튼튼해진다. 소주에 담가 죽순주를 만들어 먹거나 죽순을 구워 가루 낸 것을 먹어도 약효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죽순은 맛이 달고 약간 찬 성질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번열과 갈증을 해소해주며 몸속의 체액이 순조롭게 돌아가도록 해주고 원기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죽순의 찬 성질로 인해 복부가 차가워진다고 했으니 조심하는 게 좋다. 체질적으로 손발이 유난히 찬 사람, 입술에 푸른빛이 도는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한국본초도감’에는 죽순이 혈압을 내리며 햇볕에 의한 피부염, 만성기관지염, 불면증 치료에 높은 치유율을 보인다고 전한다.

죽순을 이용할 때에는 ‘본초강목’의 저자 이시진의 말을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죽순을 채취할 때는 바람을 맞으면 굳어지므로 마땅히 바람 부는 날을 피해야 한다. 죽순을 물에 넣으면 살이 굳어지고 껍질을 벗기고 삶으면 맛을 잃고 날것을 칼질하면 부드러움을 잃는다. 그러니 삶아서 오래 두는 것이 마땅하고 날것은 반드시 사람에게 해가 된다.”

조성태<한의사·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겸임교수>

[요리법]죽순 쌀국수

[FOOD]죽순, 차로 마시면 태아 건강에 좋아

■재료
죽순 250g, 양파 1/2개, 당근 30g, 파프리카(빨강, 초록) 1/2개씩, 실파 3대, 쌀국수30g, 올리브오일 2큰술, 소금, 후추 약간씩 (양념) 간장 2큰술, 설탕, 깨소금, 참기름 1큰술씩, 굴소스 1작은술, 물 2큰술

■요리법

1. 죽순은 껍질을 벗겨내고 죽순살만 꺼내 씻은 후 쌀뜨물에 데쳐 헹궈 물기를 뺀다.(통조림 죽순은 살짝 삶아서 잘라 그대로 쓴다)
2. 물기를 뺀 죽순은 빗살 모양을 살려 6㎝ 길이로 모양내어 썬다.
3. 당근은 5㎝ 길이로 가늘게, 파프리카는 씨를 뺀 뒤 가늘게, 실파도 같은 길이로 채 썬다.
4. 쌀국수에 끓인 물을 부어 말갛게 익으면 체에 건져 물기를 뺀다.
5.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양파, 당근, 파프리카, 죽순 순으로 넣어 색이 살게끔 살짝 볶고 양념을 넣어 재빨리 볶아 낸다.
6. 접시에 쌀국수와 볶은 재료를 넣고 한번 버무린 후 소금, 후추를 뿌려 간맞춰 그릇에 담아낸다.

FOOD바로가기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