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 술독 풀어주는 젊음의 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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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소라, 술독 풀어주는 젊음의 묘약

봄철, 우리의 눈맛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이 꽃들이라면 우리의 입맛을 화사하게 해주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조개들이다.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처럼 산들산들 봄바람이 불어올 무렵의 조개는 겨우내 통통하게 살이 올라 맛과 영양이 그만이다. 게다가 양력 5월이 넘어가면 산란기를 맞아 살집도 줄어들고 몸속에서 독소가 생겨 싱싱하게 먹기 힘들다. 소라도 봄부터 초여름에 걸쳐 잡힌 것이 제 맛으로, 항아리구이라 해서 껍데기째 석쇠에 얹어 불에 구워 먹는 소라구이는 봄철 특미로 꼽을 만하다. 요리를 제대로 하려면 소라살을 미리 꺼내 잘게 썬 다음 은행과 표고버섯, 파드득나물을 섞어 양념한 후 껍데기에 다시 넣고 불에 구우면 훨씬 맛나다.

제주도에서는 옛날부터 큰 병을 앓고 나면 소라 국물을 먹여 몸을 추스르게 했고 노인들에겐 최고의 영양식으로 전해진다. 이는 소라에 함유된 풍부한 영양소를 살펴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일이다. 소라는 고둥류 중에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고 비타민도 비교적 풍부하다. 특히 타우린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젊음의 묘약인 비타민 E와 아연도 들어 있다. 또한 아르기닌과 히스티딘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도 좋고, 비타민 B2가 들어 있어 빈혈 예방에도 권할 만하다.

한자로 해라(海螺)라고 불리는 소라는 약으로도 이용되었다. 독성은 없으며(無毒), 먹으면 눈이 밝아지고(明目), 갈증을 멈추게 하며(止渴),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利水), 술에 취했을 때 주독을 풀어준다(解酒毒). 여기서 갈증을 멈추게 한다는 것은 단순한 갈증만이 아니라 당뇨 증세로 갈증이 심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술독을 풀어주는 데 좋다고 했으니 술안주로 소라를 먹으면 숙취 예방에 효과를 볼 수 있겠다.

또한 ‘동의보감’을 보면 살아 있는 소라의 뚜껑을 열고 그 속에 황련이라는 약재를 넣어두면 즙이 생기는데, 이 즙을 눈이 아프고 잘 낫지 않을 때 이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했다. 황련이란 생약에 베르베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그것이 살균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라는 흔히 물에 삶거나 불에 구워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데, 육질이 단단하고 씹으면 꼬들꼬들한 맛이 좋긴 하지만 소화흡수율이 낮은 게 흠이다. 따라서 소화기가 약한 사람이나 노인들에겐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땐 소라 삶은 물을 권한다. 소라 삶은 물은 영양 공급뿐만 아니라 정신을 맑게 하고 기억력을 좋게 해주는 건강식으로 한방에도 알려져 있다. 입시 준비를 하는 수험생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식품이라 하겠다.

소라를 먹기 전에는 타액선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타액선은 소라를 익혔을 때 하얀색 덩어리로 보이는 것인데, 이 타액선에 테트라민이라는 독소가 있어 잘못 먹으면 두통과 현기증, 메스꺼움 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선한 소라를 고르려면 껍데기가 얇고 손으로 들어봐서 묵직함이 느껴지고 힘이 있는 것으로 고른다.

조성태<한의사·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겸임교수>

[요리법]소라살 해초 초회

[FOOD]소라, 술독 풀어주는 젊음의 묘약

■재료

소라살 300g, 오이 1/2개, 청주 1큰술, 생강 사방 3㎝짜리 1개, 파(뿌리 부분) 2개, 소금 약간, 모듬 해초 80g, 양파 1/4개, 식초 2큰술, 설탕 1큰술, 레몬즙·깨소금 1작은술, 레몬 초장(고추장·레몬즙·설탕 2큰술씩, 다진 마늘·깨소금 1작은술씩, 송송 썬 실파 약간)

■요리법

1. 소라살은 내장을 잘라내고 깨끗이 씻는다.
2. 냄비에 찬물을 붓고 생강, 파뿌리, 소금을 넣어 끓기 시작하면 소라살을 넣고 3분 정도 데친 후 건진다.
3. 데친 소라살은 3~4㎜ 두께로 저며 썰고, 오이는 소라살 크기에 맞춰 얇게 썬다.
4. 모듬 해초는 생수에 담가 쓴맛을 우려내고 여러 번 헹궈 체에 건져두고, 양파는 가늘게 채썬다.
5. 해초와 양파에 식초, 설탕, 레몬즙, 깨소금을 넣어 잘 섞는다.
6. 오이에 소라살을 얹고 그 위에 양념한 해초와 양파를 적당량 올린 후 레몬 초장을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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