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가 아니라 척추협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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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설계]디스크가 아니라 척추협착증

명절에 찾아 뵌 부모님께서 허리통증을 호소하신다면 자녀로서는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허리통증을 호소하시는 부모님께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 부모님의 허리통증이 서 있거나 걸으실 때 나타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서 있거나 걸으실 때 허리통증이 나타나신다고 하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허리가 아프면 허리디스크라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르신들의 경우 척추관협착증일 확률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다빈도 질병순위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17위였지만 2014년에는 10위에 올랐다. 허리통증으로 진료실을 찾는 60대 이상 환자 10명 중 8명은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처럼 흔한 척추관협착증에 대해 정작 환자와 보호자들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협착증이 허리디스크와 혼동되는 이유는 유사 증상 때문이다. 두 질환 모두 허리에서부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내려오는 통증과 저림이 주증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는 통증을 느끼는 상황이 다르다.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가만히 누워 있으면 증상이 없고 서거나 걸으면 그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자세와 상관없이 허리부터 발까지 통증과 저림을 느낀다. 허리를 숙였을 때의 통증 정도로도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완화된다.

초기 척추관협착증은 운동을 제한하고 안정을 취하며, 소염진통제나 근육 이완제 등 약물치료와 보존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호전이 없을 경우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대부분 환자의 경우 간단한 미세 현미경 수술로 척추관을 압박하는 요인들을 제거하고 척추관을 넓혀 치료할 수 있다. 많이 진행되어 척추 자체가 불안정하면 유합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의 문제는 허리 통증을 으레 나이를 먹어가며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증상으로 생각해 방치한다는 것이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회복 속도가 늦거나 큰 수술이 필요할 수 있어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허리와 다리 통증이 2주 이상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이학선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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